뚱딴지같은 소리를 얹는 것도
이제는 지겨워 피아노 소리를
듣는 것도 지겹지
많은 말들이 아주 지겨워
지겨움 속에서 욕지기
가 튀어나올만치
아주 지겹지
그래
지독해
디스거스팅
그것만이 내가
느끼고 있는 감각이고
뭘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늘 입을 열어 말을 하기도 하고
그래 자기가 사실은 잘 알지 못한
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은 그래도 좀
나을지 모르지 그런 이들에게 더 이상 어떤
말을 하는 거
그게 참 어렵지
죽고 싶은 기분이야
너무 시시해서 죽고 싶어졌어
라고 말하는 어느 중이병 만화 속의 대사마냥
사실은 그냥 늘 죽고 싶었다는 걸
그 때를 기회 삼아 토해낼 뿐이라지 친구여
재즈인지
피아노인지
뭔지 모를 소리
소음 속에 내 목소릴
얹는게
참 지겨워 참 지겨워 지겹다는 말만
그냥 반복하게 되네
죽고
싶다
죽고
싶단
말을 하는 사내
가 여기 있네
뭐 너에게
뭘 바라지는 않아
내 감정에 공감해
죽으라는 말도 아냐 그냥
내가 죽고 싶다고
그래 뭐한 번 했던 이야길 다시
반복해볼까
죽는다는 말을 하는 건 그래 적어도
죽기 싫다는 뜻이지
트라우마의 언어화는 결국 그걸
극복했다는 뜻이니까 말이지
지금은 소릴
듣고있지 않아
소릴 듣고 있지 않은 채로
주절 주절 주절
거리고 있을 뿐이라네
그대여
칼날을 쥐고 살아가는가
당신 목숨을 끊어내기 위해
오늘도 많은 고민 속에서
상념 속에서 헤엄을 치고 한 번 더 살기 위해
발악질을 하는가
헤엄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이란
보금자리
자내는 그저 숨을 멎고
가만히 오늘을 돌아보면 어제 그대가 했던
말들을 되새기게 될테지
노래를 잘하는 것도
랩을 잘하는 것도
글로 대단한 성공을 이루는 것도 모두
죽음과는 거리가 먼 일이기에
나는 망설이고 있다네 친구여
나는 한 번도 일기장에
십 년 동안 글을 쓰면서 죽고 싶다는
말을 적지 않았지
억지 웃음
짓게 되는 일은
늘 가장 싫어하는
일이었지
억지
로 무언가를 할 생각은 없지 그래
죽음과 삶에 대해서도 말이네
억지로 살 생각은 조금도 없지
저기
멀리 떨어져 나간 친구의
웃음 소리 혹은 울음 소리가
들리나
내 삶
다 어디로 갔을까
헤매이는 방황하는
그저 약이라도 먹은 듯한
비루먹은 신세가 내 꼴이라오
누군가에게 들키기 싫어 비척거리는 신세가
내 꼴이라지
사람들은 그래 뭐 남의 마음을 파보기 위해
그다지도 애를 쓰고 있다만은
조금도 보여주기 싫고
혹은 다 까발리고 싶고
뭐 그런 게 내 속내라지
그저 욕이라도 한참 해주고
싶을
뿐이라지
하 참
한숨만
나온다네
나는 뭐
존중을 받았던가
그 시간들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하겠구나
어려운 말 지독한 말
땅에 떨어진 맘
그런 것들이 여기저기에 흩뿌려져
내 상념을 방해하는구나
누군가가 꼭 알아야 할 이유도 의무도 없네
토해낼 뿐인 말 말 말
말 속에
심금은 담겨 있나
칼날은 있나
심이라는 게 있나
심, 마음, 심, 하트, 양심,
다 팔아먹고 사는 인간들은 지금 이 시대에도
즐비한가
낭만을 모르는 사람도 참 많지
여유를 아는가 그대여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그런 마음과 심리 관계
우리는 늘 괴로워해
그게 우리의 본체라네
본 채 만 채 하며 지나갔던 인생이지
귀찮은 인생 귀찮은 인생
우리네 인생
비통과 비관에 젖어
살아
걸어가는
인생
참으로
지겹구나 귀찮구나
지루하구나 달관했구나
아무리 바라봐도
어여쁜 구석이 잘 나오질 않는
우리의 것은
우리의 것은,
우리의 것은.
시를
많이
적어봐도
시름, 속에 있는
구렁, 텅이
우리, 삶은
아직
변함이 없소
신을, 만나야지, 만 적당히
라도
무언가 마음의
변화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지네
마음의 구렁텅이
그 속으로 들어가 나는
알지 못하는 것의 해답을
밝히겠다고 굳건히 말을 하지만
오늘도 울었고 울음은 다 헤지 못할
슬픔을 암시하고 나는 슬픔에 슬픔을
더해 북극 별의 처량함보다 더 깊은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걸음을 걷노라
북극성의 한이 없는 그 곧은 직립성에
나는 본받아서 그래도 다시 일어나야지
마음 속의 마음 속의 말을 되새기다
되삼키네
눈물도 울음도 아무리 흘려봐야 수가
부족하고 난 심장이
간뇌가 끊어져 죽을 것만 같은
느낌
상념
기분
정신
속에서 다시 또 일어나서
다시 또 일어나서 해야할 것들을
되새기지 오늘은 무얼 했나
오늘은 무얼 헸을까
별 헤는 밤을 지났던
어느 양심 많은 시인의 밤을
이십일세기의 누구도 지나는 구나
누구도 아닌 나는 시월의 밤 속으로
그저 깊이 빠져 들어 가는구나
군홧발에 짓밟힌 대지 위에도
새싹은 피고
우리는 전쟁을 치러야만 하는 세대인지라
마음을 굳건히 다져가야 한다네
우리의 삶은 무엇일까 우리의
범인도 많고 증거도 없는
아수라장같은 삶을 살고 있는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그 날에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내 한 친구는
죽었어
죽어버렸지
그리고도 아직
살아남아 마음 속에
상념 안에 그러모은
잿불 위에 타들어가지 않은
희나리보다도 더 희고 밝게
살아남아 있는 마음과 추억이 밝구나
시와 시 속에 마음을 담아
어제의 죽음을 농담처럼 말하고
터져버린 심장을 다 끊어져가는
실로 간신히 기워내고 또 웃고
그렇게 살아가는 삶이 정말로
산 자의 삶인지 확신할 수 없을 때쯤
우리는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 수
있을까
삶에 대해 알 수 없을까
어떻게 해야 답이 나올런지
알 수 없는 퍼즐 앞에 선 수학론자처럼
머리를 싸매고 아무리 대가리 속
통돌이 뇌를 굴려도 내 답은 영 답같지
않다네 그렇네
드디어 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단 결론에 이르렀네
쓸데없는 말들이 너무 많고
스트레스는 이 한국 땅에 살아가는 이상
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염증 벌레 자국 그런 거라지
당신은 당신의 삶에 대해
어떻게
뭐라고 답을 결론을 내리겠는가
울음을 다해
차라리 하나님 앞에서 울어 또
그러다 보면
답이 나올지 모르지 믿음
믿음이라 우리는 정말 믿음을
갖고 살아가는게 맞는가
내 마음 속의 거대한 진흙으로 지어진
장벽이란 놈은 하루하루 하루하루
그렇게 떨어져 가는구나 예술이란 걸
아는 사내가 그다지 많지 않아
나는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조심스레 단어를 골라
화톳불, 작은 불, 이제 막 타오를 장작 안에
연료를 끼얹듯 혹은 기폭제가 될 것을
뿌리듯
마른 나무 위에 촛불을 얹듯
그저 그렇게 놓아둔다
밝은 빛과 열이 많은 사람들을
모이게도 하는데
아직 다 헤지 못한 과거의 흔적이
참 많고
아직 다 깨우지 못한 친구들과의 추억이
참 같잖고
내 인생의 모든 염려가 참 다 가벼운
마음으로 지껄이는
그런 마음 속내인데
비통한 트라우마를 트라우마라고
차라리 발음하기 어려워 난 그걸
가장 치졸한 일로 취급하며
농담불에 붙여 캠프 파이어를 만들어
그 앞에서 떠들고 웃는다네
내 목숨을 불태우는 것과도 같다네
그렇게 웃다가
어느 순간 나는 울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