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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층도 (시인: 정공채) 박일

예리야 어머니 계시니 아뇨 아버지만 계세요 아버지 회사(會社)에 나가시지 않니 벌써 그만두고 산(山)에만 잘 가요 그래 무얼 먹고 사니 하느님이 음식을 감사하게 주세요 오라 어머닌 예배당에 가셨구나 네 나는 주일학교(主日學校)에 가구요 아버진 나가시지 않니 한번도 나가시지 않았지만 곧 나가시게 될 거예요 착한 우리 아버지거든요 하느...

세상살이 (시인: 정공채) 정공채

♥ 세상살이 ~^* - 정 공 채 詩 마음으로 살기 어려운 세상에 이 마음을 어떻게 감싸랴. 마음을 따로 두고 살 수 없는 사람 세상살이 어떻게 하랴. 사랑과 정 그리운 사람 좋은 사람 반가운 사람 다 어디에 두고 마음 없이 살랴. 마음 따로 몸 따로 못 두고 사는 사람 어서 만나세. 세상살이 아무리 지...

뱃고동 소리 (시인: 정공채) 정공채

안개를 잔뜩 묻힌 뱃고동소리가 들려온다. 놈은 청일(晴日)에도 언제나 젖어서 운다. 내 기억의 꽃으로 화안한 당신과의 성관계가 먼 항구밖 남쪽 바다 위로 흐르며 있다. 인생살이 중년의 깊이와 포만을 알아버린 여자야 놈은 이제 순탄하게나가자고 평면으로 운다. 태반은 이 폭 넓은 저음에 잠잠할수록 행복하다. 지금쯤, 조춘의 목련도 바닷가 마을에서 지고 있다.

늦은 시정에서 (시인: 정공채) 정공채

친구도 없이 술을 마시는 혼자의 밤. 점포의 빠알간 문이 닫겨진 늦은 혼자의 밤 이상 더 잔을 못들고 밀리어 나온 별빛이 흐르는 혼자의 밤 꽃을 꺾을까 말까 늦은 혼자의 밤.

갈매기 우는구나 (시인: 정공채) 정공채

갈매기야 자꾸 울기냐 울음이사 나에게도 있는 것을 배가 떠나도 울고 배가 닿아도 울고 어찌 된것가 울음이사 울 때 우는 건데 그래, 너는 한 묻은 혼의 조각들 가도 울고 와도 울고 울며 날며 날며 울며 하는 한스런 바닷 손수건 갈매기야 자꾸 우는구나 울어라 울어 빈 배로 떠날 때도 울었으면 만선으로 닿을 때도 울 줄 알자구나 갈매기야

불놀이 (시인: 주요한) 박일

★*…불 놀 이 -주 요한 시 아아 날이 저문다, 서편 하늘에, 외로운 江물 위에, 스러져가는 분홍빛놀…… 아아 해가 저물면 해가 저물면, 날마다, 살구나무 그늘에 혼자 우는 밤이 또 오건마는, 오늘은 사월(西月)이라 파일날, 큰 길을 물밀어 가는 사람소리 ······ 듣기만 하여도 흥성스러운 것을. 왜 나만 혼자 가슴에 눈물을 참을 ...

자화상 (시인: 서정주) 박일

♣ 자 화 상(自畵像) - 서정주 시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 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

아니오 (시인: 신동엽) 박일

♣ 아 니 오 -신동엽 시 아니오 미워한 적 없어요, 산마루 투명한 햇빛 쏟아지는데 차마 어둔 생각 했을리야. 아니오 괴뤄한 적 없어요, 능선 위 바람 같은 음악 흘러가는데 뉘라, 색동눈물 밖으로 쏟았을 리야. 아니오 사랑한 적 없어요, 세게의 지붕 혼자 바람 마시며 차마, 옷 입은 도시 계집 사랑했을 리야. ♠♠ 모순된 현실 속에 사는 절...

춘곤 (시인: 홍윤숙) 박일

♣ 춘 곤(春困) - 홍윤숙 시 나는 病(병)든 사내 바람에도 꽃 내음에도 숨이 찬데 봄은 바람 난 아내처럼 개나리 울타리에 서서 웃고만 있다 머리를 풀고 머리를 감고 나날이 물차게 피어 오르는 나이 어린 아내처럼 눈이 부시다 病席(병석)의 사내는 목이 마르다 무심한 아내가 개나리 울타리에 숨어버린 채 긴 날을 꼬박 해해대기에 노란 울타리만 ...

농무 (시인: 신경림) 박일

★*…농 무 - 신 경림 시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 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쪼무래기들뿐 처녀애들은 기름집 담벼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동경 (시인: 괴테) 박일

♣ 동 경 (憧憬) - 괴테 시 내 마음을 이렇게도 끄는 것은 무엇인가 내 마음을 밖으로 이끄는 것은 무엇인가 방에서, 집에서 나를 마구 끌어 내는 것은 무엇인가. 저기 바위를 감돌며 구름이 흐르고 있다! 그곳으로 올라갔으면, 그곳으로 갔으면! 까마귀가 떼를 지어 하늘하늘 날아간다. 나도 그 속에 섞여 무리를 따라간다. 그리고 산과 성...

체념 (시인: 김달진) 박일

♣ 체 념 - 김달진 시 봄 안개 자욱히 내린 밤거리 가등(街燈)은 서러워 서러워 깊은 설움을 눈물처럼 머금었다. 마음을 앓는 너의 아스라한 눈동자는 빛나는 웃음보다 아름다워라. 몰려가고 오는 사람 구름처럼 흐르고 청춘도 노래도 바람처럼 흐르고 오로지 먼 하늘가로 귀 기울이는 응시(凝視) 혼자 정열의...

깃발 (시인: 유치환) 박일

♣ 깃 발 ♣ - 유치환 詩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애가 (시인: 프란시스잠) 박일

♣ 애 가 ~^* -프란시스 잠 -내 사랑아' 너는 말했다. -내 사랑아' 나는 말했다. -눈이 온다' 너는 말했다. -눈이 온다' 나는 말했다. -좀더, 좀더' 너는 말했다. -좀더, 좀더' 나는 말했다. -이렇게, 이렇게' 너는 말했다. -이렇게, 이렇게' 나는 말했다. 그런 뒤, 너는 말했다. -난 네가 참 좋아...

인연설 (시인: 문덕수) 박일

♣ 인 연 설 (因緣說) -문덕수 시 어느 연둣빛 초봄의 오후 나는 꽃나무 밑에서 자고 있었다. 그랬더니 꽃잎 하나가 내려와서는 내 왼 몸을 안아보고서는 가고, 또 한 잎이 내려와서는 손톱 끝의 먼지를 닦아내고, 그리하여 어느덧 한세상은 저물어 그 꽃나무는 시들어 죽고, 나는 한 마리 나비가 되어 그 꽃이 ...

낮술 (시인: 이태수) 박일

♣ 낮 술 -이 태수 시 ···정형(丁兄)께 풀어지면서 한 잔 만촌동 산비알, 포장집 구석에 몰리며 두 잔 낮술에 마음 맡겨 희멀건 낮달처럼 희멀겋게 희멀겋게 세 잔, 네 잔 무서워요. 눈 뜨면 요즈음은 칼날이 달려와요, 낮과 밤 꿈 속에서도 매일 목 졸리어요. 누군가 자꾸 자꾸 술만 권해요. 거울을 깨뜨려...

사모곡 (시인: 김태준) 박일

♣ 사모곡 (思母曲) - 김태준 시 어머니는 죽어서 달이 되었다 바람에게도 가지 않고 길 밖에도 가지 않고 어머니는 달이 되어 나와 함께 긴 밤을 같이 걸었다. ♠♠ 모자간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애틋했던가를 “어머니가 달이되어 긴 밤을 같이 걸었다”에서 잘 보여 주고 있다. 술집 창으로 비치는 ...

초혼 (시인: 김소월) 박일

♣ 초 혼 (招魂) - 김 소월 시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 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

소녀 (시인: 하이네) 박일

♣ 소 녀 -하이네 시 장미를 백합을 비둘기를 태양을 일찍이 이 모든 것을 나는 마음 깊이 사랑했었습니다 이제 나는 그들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오직 내가 사랑하는 것은 귀엽고 맑고 순정스러운 한 소녀일 뿐 사랑이 샘솟는 그 소녀만이 장미며, 백합이며, 비둘기며, 태양입니다

서귀포 (시인: 김광협) 박일

서 귀 포 - 김광협 시 5 월 달 서귀포 유자꽃 핀 밤에는 마을 하나이 그냥 등불이 되니까 똑딱선도 등을 켜지 않고 지난다. 유자꽃 핀 마을에서 나는 강소천 이를 읽었는데 강소천(姜小泉)이는 지금 그 마을에 가 영원히 쉬고 있을지 몰라.

사모곡 (시인: 감태준) 박일

♣ 사모곡 (思母曲) - 김태준 시 어머니는 죽어서 달이 되었다 바람에게도 가지 않고 길 밖에도 가지 않고 어머니는 달이 되어 나와 함께 긴 밤을 같이 걸었다. ♠♠ 모자간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애틋했던가를 “어머니가 달이 되어 긴 밤을 같이 걸었다”에서 잘 보여 주고 있다. 술집 창으로 비치는...

불놀이 (시인: 주요환) 박일

불 놀 이 - 주요한 시 아아 날이 저문다, 서편 하늘에, 외로운 江물 위에, 스러져가는 분홍빛놀…… 아아 해가 저물면 해가 저물면, 날마다, 살구나무 그늘에 혼자우는 밤이 또 오건마는, 오늘은 사월(西月)이라 파일날, 큰 길을 물밀어 가는 사람소리 ······ 듣기만 하여도 흥성스러운 것을. 왜 나만 혼자 가슴에 눈물을 참을 수 없는가? ...

단장 (시인: 민영) 박일

♣ 단 장(斷章) -민영 시 외로울 때는 눈을 감는다. 바람에 삐걱거리는 서랍을 닫듯... 목마를 때는 돌아 눕는다. 눅눅한 바람벽에 허파를 대고... 하지만, 내연(內燃)의 피 독이 되어 거꾸러질 땐 뜨겠다, 죽어도 감지 못할 새파란 눈을!

효대 (시인: 이은상) 박일

♣ 효 대 (孝臺) -이은상 시 일유봉은 해 뜨는 곳, 월유봉은 달 뜨는곳 동백나무 우거진 숲을 울삼아 둘러치고, 네 사자 호위받으며 웃고 서 계신 저 어머니! 천 년을 한결같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여쁜 아드님이 바치시는 공양이라, 효대에 눈물어린 채 웃고 서 계신 저 어머니! 그리워 나도 ...

춘니 (시인: 김종길) 박일

♣ 춘 니 - 김종길 시 여자대학은 크림빛 건물이었다. 구두창에 붙는 진흙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알맞게 숨이 차는 언덕길 끝은 파릇한 보리밭― 어디서 연식정구의 흰 공 퉁기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뻐꾸기가 울기엔 아직 철이 일렀지만 언덕 위에선, 신입생들이 노고지리처럼 재잘거리고 있었다.

깃발(시인: 유치환) 박일

♣ 깃 발 -유치환 시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아! 누구던가?이렇게 슬프고도 애 닮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높고 곧은 이념을 상징하는 “깃발”을 통하여 이를 수 없는 이상에 대한 낭...

성평리 (시인: 정공채) 배한성

♣ 성 평 리 -정공채 시 삼천포에서 다도해 뱃길 남으로 남빛을 쪼개면서 노저어 돌면 바른편엔 내내 표고 구백의 산자 소오산 치맛폭에 펼쳐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그늘 노량 바다 성평리는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하동군 고전면의 성평리가 보일 것인가!

바람 (시인: 정공채) 배한성

♣ 바 람 - 정공채 시 1 내가 바람을 잡아, 바람을 피웠을 때 주위의 사람들은 나를 불쌍하게 생각하였지 나의 아버님은 안경을 쓰시고 말았지 내가 캬바레에서 검은 구둣발로 놀아난 날 내가 살롱에서 빨간 술에 담배만 피운 날 숨가쁘게 청춘의 빨간 차표를 손에 들고 있었던 날 나를 위해 기도를 해 주던 당신 당신이 없어서

노기자 (시인: 정공채) 김세한

♣ 노기자 (老記者) -정공채 시 늙은 기자하고 술을 들면 이야기는 길다. 봄비는 느리게 오던가. 장마는 오래 내리던가. 우리가 여기서 술을 마치면 아마. 다른 골목을 길게 돌아서 이차를 할 거야 자유주의자 당신의 긴 이야기는 아직도 멀었다. 이제 겨우 묘종을 심는데 불과할걸세.

육신 (시인: 정공채) 유강진

♣ 육 신 (肉身) -정공채 시 적빈(赤貧)한 아내의 뺨을 때리고 나선 아침의 바닷가 등신대를 넘치며 불어오는 아량(雅量)의 바람은 전신 가득히 붉은 부끄러움을 쑤셔 넣는다. 바닷가로 나오길 잘했다. 아내의 시정(市井)은 아직도 시끄러울 것이다!

애연송 (시인: 정공채) 정경애

♣ 애 연 송 - 정공채 시 한학(漢學)의 할아버지 존경하는 할아버지의 장죽에서 대청 높이 올라가던 한 가닥 고운 명주실 같은 도도함이 눈부시던 햇빛 맑은 어릴적 그해 가을부터 저 놈을 어서 피어야지 했다.

항구회상 (시인: 정공채) 김세한

담배 필 줄 아십니까 술을 들 줄 아십니까 그럼 항구에 잘 나오셨습니다. 항구에 어울리는 항구가 어울리는 당신입니다. 항구는 밝습니다. 번쩍이는 파도에 햇살은 층계쪽에서도 넘쳐서 빛나고, 물결이 일으킨 바람은 더욱 밝은 풍광을 안아 보냅니다. 뱃고동 소리들은 어울리는 점심과 쇠주잔에 평화롭게 담깁니다. 등 때문에 항구의 저녁과 야밤도 환합니다. 물결에...

그대 없이는 (시인: 헤세) 박일

♡ 헤세 -Hermann Hesse 1877~1962 독일의 소설가, 시인. 남독일 뷔르템베르크에서 태어났다. 목사인 아버지와 신 학자인 외할아버지 밑에서 많은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1890년 라틴 어 학교에 입학하고, 이듬해 마울브 론의 신학교에 들어갔다.

산문에 기대어 (시인: 송수권) 박일

♣ 산문에 기대어 - 송수권 시 누이야 가을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가면 즈믄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오던 것...

새빨간 장미 (시인: 버언즈) 박일

♣ 새빨간 장미 - 버언즈 시 오 나의 님은 유월에 새로이 피어난 새빨간 장미 ; 오 나의 님은 곡조 맞춰 감미롭게 연주된 멜로디. 이처럼 너는 예뻐, 사랑스런 소녀야, 이처럼 깊이 나는 너를 사랑해 ; 언제까지나 나는 너를 사랑하리, 내 님이여, 온 바다가 말라버릴 때까지 온...

벌거숭이의 노래 (시인: 김형원) 박일

★*…벌거숭이의 노래 -김 형원 시 1 나는 벌거숭이다. 옷 같은 것은 나에게 쓸데없다. 나는 벌거숭이다. 제도 인습은 고인의 옷이다. 나는 벌거숭이다. 시비도 모르고 선악도 모르는. 2 나는 벌거숭이다. 그러나 나는 두루마기까지 갖추어 단정히 옷을 입은 제도와 인습에 추파를 보내어 악수하는 썩...

불타는 달 (시인: 최원규) 박일

♣ 불타는 달 - 최원규 시 내가 한 알의 이슬인 듯 어머니 뱃속에서 숨 쉬고 있을 때 달은 어머니의 인자한 눈을 통하여 노란 빛을 내 살 속에 뼈 속에 넣어 주고 있었다. 그때 달은 조용히 수미산을 넘고 개울의 어군을 지키고 있었다. 내가 이승에 나와 처음 바라보았던 달은 잠에서 깨어난 그런 눈빛...

밤의 찬가 (시인: 노발리스) 박일

(4장 중에서) 저 너머로 방랑하는 날, 모든 고통은 언젠가는 희열의 가시가 되리라. 머지않아 난 자유로운 몸이 되어 사랑하는 이의 품에 취해 누워 있으리라. 무한한 생은 내 마음 속에 힘차게 끓어오른다. 난 천상으로부터 그대를 내려다보리라. 저 언덕가엔 그대의 빛나는 모습이 스러지누나. 그림자 하나 차가운 화환을 가져 보누나. 오오! 빨아들여 주오,...

하늘의 융단 (시인: 에이츠) 박일

금빛 은빛 무늬든 하늘의 수놓은 융단이. 밤과 낮의 어스름의 푸르고 침침하고 검은 융단이 내게 있다면. 그대의 발밑에 깔아 드리련만. 내 가난하여 오직 꿈만 지녔기에 그대 발밑에 내 꿈 깔았으니 사뿐히 걸으소서. 내 꿈 밟고 가시는 이여.

엄마야 누나야 (시인: 김소월) 박일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 시 엄마야 누나야 강변 (江邊)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나야 강변 (江邊) 살자.

눈오는 밤에 (시인: 김영호) 박일

♣ 눈 오는 밤에 -김용호 시 오누이들의 정다운 이야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콩기름 불 실고추처럼 가늘게 피어나던 밤 파묻은 불씨를 헤쳐 잎담배를 피우며 "고놈, 눈동자가 초롱같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머니. 바깥엔 연방 눈이 내리고, ...

그날이 오면 (시인: 심훈) 박일

♣ 그 날이 오면 -심훈 시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올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

님과 벗 (시인 : 김소월) 박일

님과 벗 -김소월 시 벗은 설움에서 반갑고 님은 사랑에서 좋아라. 딸기꽃 피어서 향기(香氣)로운 때를 고초(苦草)의 붉은 열매 익어가는 밤을 그대여, 부르라, 나는 마시리

백목련 꺾던 밤 (시인: 신석정) 박일

♣ 백목련을 꺾던 밤 - 신석정 시 너와 내가 백목련을 꺾던 밤은 달이 유달리도 밝은 밤이었다. 백공작 같은 그 가슴에 안길 백목련을 생각하며 나는 그 밤을 새워야 했다. 인젠 하얀 꽃이파리가 상장(喪章)처럼 초라하게 지는데 시방 나는 백목련나무 아랠 지나면서 그 손을 그 가슴을 그 심장을 어루...

눈 오는 밤에 (시인: 박목월) 박일

♣ 눈 오는 밤에 ~^* =김용호 詩 오누이들의 정다운 얘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콩기름 불 실고추처럼 가늘게 피어나던 밤 파묻은 불씨를 헤쳐 잎담배를 피우며 "고놈, 눈동자가 초롱 같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머니, 바깥엔 연방 눈이 내리고 오늘밤처럼 눈이 내리고. 다만 이제 나...

내마음에 눈물 내린다 (시인: 베를렌느) 박일

♣ 내 마음에 눈물 내린다 - 베를레에느 시 거리에 소리 없이 비가 내린다. 아르튀르 랭보 내 마음에 눈물 내린다. 가슴속에 스며드는 이 설레임은 무엇일까? 대지에도 지붕에도 내리는 빗소리의 부드러움이여! 답답한 마음에 아, 비 내리는 노랫소리여! 울적한 이 마음...

오매 단풍 들것네 (시인: 김영랑) 박일

오매 단풍 들것네 -김 영 랑 시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불은 감잎 날러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 것네'

내 마음에 눈물내린다 (시인: 베를렌느) 박일

거리에 소리 없이 비가 내린다. 아르튀르 랭보 내 마음에 눈물 내린다. 가슴속에 스며드는 이 설레임은 무엇일까? 대지에도 지붕에도 내리는 빗소리의 부드러움이여! 답답한 마음에 아, 비 내리는 노랫소리여! 울적한 이 마음에 까닭도 없이 눈물 내린다. 웬일인가! 원한도 없는데 ? 이유 없는 이 크나큰 슬픔은 무엇인가. 이건...

내 마음에 눈물 내린다 (시인: 베를랜느) 박일

Paul-Marie Verlaine 1844~1896 -프랑스 상징파의 시인 로렌 주에서 태어났다. 파리 대학에 입학하여 법학부에서 공부하였으나 중퇴하고, 20세에 보험회사에서 일하다가, 파리 시청의 서기로 근무하면서 시를 쓰기 시작하였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인: 이상화) 박일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시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