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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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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면 뜰수록
나의 목소리는 떨려와
아직도 난 과거의 흔적에
얽매여 있는데
혼자서만 앓다가
스스로를 저 어딘가
깊은 늪에 가둬
그곳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걸 알면서도
알면서도 천천히
가빠오는 숨을 즐기고
어둠 속에 잠기기 싫은데도
난 여전히 허공만 휘젓네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려와
고갤 들고서 저 위를 보아라
두 눈을 모두 치켜뜨고 이제는
쏟아내리는 빛에 몸을 휘감아라
나는 어린아이가
아닌 걸 알잖아
이제는 발끝으로
흙을 느껴야 하잖아
그런데 왜 아직도
울부짖기만 하는지
이런 내가 싫어
그렇게 흘려봐도
보낸 게 아쉬울 뿐인데
그렇게 흘려봐도
돌아오는 건 없는데
나에게 주어진 건
어려운 길들 뿐이야
제발 눈을 떠줘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려와
고갤 들고서 저 위를 보아라
두 눈을 모두 치켜뜨고 이제는
쏟아내리는 빛에 몸을 휘감아라
내일의 빛을 바라봐도
눈 부시지 않을까
그래도 마주해야겠지
내일의 빛을 바라봐도
눈 부시지 않을까
그래도 해야만 하겠지
그렇게 해야만 하겠지
그렇게 해야만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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