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려고 이렇게 바닥을 치며
일그러지나 먹먹해 져가네
커튼이 내려진 침묵의 시간들
뒤엉켜 쓰러지네 이대로
너에게 또 길들여지나
얼빠진 앵무새가
날 오라 손짓하네
새장 속으로
그런 게 뭐라고 나에게
너처럼 살아가라 강요하나
애매한 웃음과 가시 돋친 말로
치열하게 날 다그치던
널 또 바라보며 절망을 배회 한다
네가 날 얼마나 안다고
네가 날 얼마나 아는데
네가 날 얼마나 안다고
네 안에 날 가둬
사막을 기어가는 모래알처럼
어지럽게 쓸려간다
갑갑했던 일상들을
모두 벗어버리고
모두 벗어버리고
가면 속에 숨겨져 왔던
나를 따라서 솟구쳐 올라
그들이 버렸던 일탈을 꿈꾸며
재단된 세상을 불태우리라
가던 길을 벗어나
용기 내어 떠나가리
더 이상 지독한 인내는
필요가 없어
떠나 왔던 그 곳으로
나를 잃어버린 그 곳으로
그 무엇도 날 채울 수 없었기에
그 누구도 날 흔들 수 없었기에
쓰러져버린 기억
먼 길을 돌아가네
출렁거리는 기억
간지럽히다 가네
물들어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