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녀 심청 2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효녀 심청

“공양미 삼백 석을 바쳐 앞을 볼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심 봉사는 스님께 약속을 했지.
집으로 돌아온 심 봉사는 한숨만 나왔어.
“하아…. 당장 집에 먹을 것도 없는데, 내가 어쩌자고 그런 약속을 했단 말인가.”
그 말을 들은 청이가 아버지 손을 잡고 말했어.
“아버지, 걱정 마세요. 제가 구해 볼게요.”
하지만 청이도 막막하기만 했지. 그런데 며칠 뒤 중국으로 가는 뱃사람들이 제물로 쓸 처녀를 구한다는 소문이 돌았어. 중국으로 가려면 인당수라는 바다를 건너야 하는데, 파도가 너무 거칠어서 배가 부서지는 경우가 많았거든. 그래서 뱃사람들은 처녀를 제물로 바치면 바다가 조용해진다고 믿었어. 청이는 제물로 쓸 처녀를 구한다는 소문을 듣자마자 뱃사람들을 찾아가 말했지.
“쌀 삼백 석만 주신다면 제가 제물이 되겠어요.”
“좋소. 쌀은 틀림없이 줄 테니 우리와 함께 갑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심 봉사는 떠나는 심청을 울며불며 붙잡았지.
“청아! 네가 없는데 내가 눈을 떠서 무슨 소용이냐. 안 된다, 청아!”
청이는 말없이 눈물만 뚝뚝 흘렸어. 뱃사람들도 마음이 아팠지만 어쩔 수 없었지.
드디어 청이를 실은 배가 인당수에 다다랐어. 파도가 철썩철썩 몰아쳤지. 청이는 뱃머리에 올라 두 손 모아 기도했어.
“제발 아버지가 앞을 볼 수 있게 해주세요.”
둥둥둥 북소리가 들리자 청이는 바닷속에 훌쩍 몸을 던졌어. 그러자 청이를 삼킨 바다는 거짓말처럼 잔잔해졌어.
심청이가 바다에 빠진 후 오랜 시간이 흘렀어. 그런데 아주 신기한 일이 생겼어. 인당수 위에 커다란 연꽃이 떠오른 거야. 바다 위에 있던 어부들은 깜짝 놀랐지.
“저것 보게! 저거 연꽃 아닌가?”
“아니? 바다 위에 연꽃이 피다니……. 저건 연못에서만 피는 거 아닌가?”
“바다 위에 연꽃이 피다니! 이런 신기한 연꽃은 임금님께 바쳐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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