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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용의 갈기 (유성의 눈물이여)

우리역사-History
등록자 이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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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강가 얕은 물길 배가 오랴 싶었지.
따듯한 샘 천주까지 검은 군대가 밀려와도
여름 장마 깊은 늪이 십오 리 길을 삼키고
가을에야 오겠다던 나무 간판 거짓 글씨
우리는 그 말에 속아 창을 놓고 잠들었네.


구름 위 절벽 초원 넘어올 줄은
거마하 찬 협곡을 건너올 줄은
서무산 안개 너머 죽음이 걸어왔네.

아아 무너지는 유성이여 우리의 고향이여.
용의 갈기 육릉산도 막지 못했네.
가시 성벽 극성도 소용없었네.
남쪽의 평강을 뚫고 쏟아진 말발굽 소리
안장도 못 얹은 채 쓰러진 전사들이여.
하늘 찌르던 오환의 깃발 진흙 속에 껶였네.

비석 같은 갈석산에 올라선 저 승자는
창해의 큰 물 보며 노래를 읊조리는데
포승줄에 묶인 우린 메마른 땅을 걷네.
물 마른 이백 리 길 끝없는 소금 대지.
서른 장 깊은 땅을 파내며 삼키는 건
흙탕물인가 나라 잃은 피눈물인가.

강바닥에 피어난 쓰디쓴 소금꽃에
갈라진 입술 사이 탄식마저 흩어지고
검은 말의 오환산 말없이 내려다보네.

아아 무너지는 유성이여 우리의 고향이여.
용의 갈기 육릉산도 막지 못했네.
가시 성벽 극성도 소용없었네.
남쪽의 평강을 뚫고 쏟아진 말발굽 소리
안장도 못 얹은 채 쓰러진 전사들이여.
하늘 찌르던 오환의 깃발 진흙 속에 껶였네.


우워어 바람에 흩날리는 답돈의 부서진 투구여
우워어 검은 바위 오환산에 통곡하는 영혼들이여.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나의 초원이여.

진흙길엔 주인 잃은 간판만 남고
노룡새 넘어가는 발걸음엔 한이 서리네.
잘 있거라 푸른 초원아.
잘 있거라 우리의 용성이여....
천년의 바람 속에 오환의 눈물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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