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찾아오고 있군요.
어쩌다 이렇게까지 일이
커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장에 선 병사처럼 골목을
막고 있는 아기 고양이
녀석을 보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어 봅니다.
“대장, 걱정하지 마세요!
여긴 제가 책임질게요!”
매년 그래왔듯 처음에는
그저 평범한 월동 준비를
하려 했던 것뿐입니다.
다만 제가 간과했던 건
저 빨간 구두, 이제 빨간
슬리퍼라고 해야 할 것
같지만요. 무튼 저 인간과
아기 고양이 녀석이 츄르에
지독히도 진심이라는 사실입니다.
“모두 모이셨죠?”
아기 고양이가 어수선하게
모여선 동물들을 향해
외칩니다.
“네에-.”
“네!”
“넵~!”
웅성거리던 동물들이
저마다 소리를 높여 대답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오늘은
바로 츄르를 담는 날입니다.
아무래도 날이 추워지면
식재료 수급이 어려워지고,
할 수 있는 요리도 줄어듭니다.
눈이라도 내리는 날이면
아무리 부지런한 고양이라도
가끔 대충 한 끼를 때우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죠.
그런 날을 대비해
겨울이 오기 전이면
츄르를 담아 놓곤 합니다.
가끔 손님들에게 별미로
내어줄 수도 있으니까요.
어쩌다 오랜만에 찾아온
인간과 아기 고양이
녀석에게 그 얘기를
했을 뿐인데.
“그럼 손님들도 모아서
다 같이 츄르를 담아보면
어떨까요? 인간들이
김장을 하는 것처럼 말예요!”
물론 저는 반대했습니다만,
잊고 있었죠. 아르바이트를
할 때부터 저 녀석은
제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는 걸.
“오랜만에 이렇게 뵈니까
더 반갑네요.”
재규어 씨가 다가와
말합니다. 대낮처럼 밝은
보름달 아래, 재규어 씨의
검은 털은 오닉스처럼 빛납니다.
저는 속으로 감탄합니다.
언제봐도 근사한 털이군요.
“잘 지내셨나요?”
“네, 덕분에요.”
가만히 보니 볼이 움푹 팬 게,
마지막으로 봤던 때보다 많이
야위어 보이는 군요. 눈 밑에는
다크써클까지…. 역시, 그날
말했던 연애사는 잘 풀리지
않은 걸까요.
“요미-!”
골목 입구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들리자 재규어 씨의
황금색 눈동자가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입니다.
“처음 오는 길이라 좀
헤맸지 뭐예요.”
연한 밤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발랄하게 달려온
동물은 사슴입니다. 그런데…
요미? 순간 온통 검은
재규어 씨의 얼굴에 놀랍게도
홍조가 떠오릅니다.
“제가 데리러 갈 걸
그랬어요, 뿌뿌.”
“여긴 요미 집에서
가깝잖아요. 괜히 우리
집까지 왔다 가면
피곤하기만 하구.”
뿌뿌……, 요미…….
“안녕하세요!
전 요미 여자 친구예요!”
씩씩하게 손을 내미는
사슴 씨에게 가벼운
목례로 답하며 저도
모르게 되묻습니다.
“요미라니요.”
“네, 맞아요!
귀요미의 요미.”
“그럼 뿌뿌는….”
“제 뿔이 특이하다고
요미가 붙여준 애칭이에요.”
사슴 씨가 재규어 씨의
팔짱을 끼며 대답합니다.
쑥스러운 듯 뒷머리를
긁는 재규어 씨를 보다
잠시 할 말을 잃습니다.
“덩치는 큰데 정말
귀요미라니까요! 참!
그때 주신 푸른 버섯은
진짜 잘 먹었어요. 세상에
버섯으로 고백한 동물은
요미밖에 없을걸요!”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며
사슴 씨가 재규어 씨의
볼을 꼬집습니다.
“그렇게 됐습니다.
주방장님.”
네,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하고
시련을 치유하며 연인은
그들의 세계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법이니, 라지만
재규어가 귀요미라니.
뿔에서 ㄹ은 대체 왜
잘라먹은 걸까요. 핑크색
바구니를 달랑거리며
꼭 붙어 있는 두 동물을
보다 조금 아득한
기분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일이
커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장에 선 병사처럼 골목을
막고 있는 아기 고양이
녀석을 보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어 봅니다.
“대장, 걱정하지 마세요!
여긴 제가 책임질게요!”
매년 그래왔듯 처음에는
그저 평범한 월동 준비를
하려 했던 것뿐입니다.
다만 제가 간과했던 건
저 빨간 구두, 이제 빨간
슬리퍼라고 해야 할 것
같지만요. 무튼 저 인간과
아기 고양이 녀석이 츄르에
지독히도 진심이라는 사실입니다.
“모두 모이셨죠?”
아기 고양이가 어수선하게
모여선 동물들을 향해
외칩니다.
“네에-.”
“네!”
“넵~!”
웅성거리던 동물들이
저마다 소리를 높여 대답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오늘은
바로 츄르를 담는 날입니다.
아무래도 날이 추워지면
식재료 수급이 어려워지고,
할 수 있는 요리도 줄어듭니다.
눈이라도 내리는 날이면
아무리 부지런한 고양이라도
가끔 대충 한 끼를 때우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죠.
그런 날을 대비해
겨울이 오기 전이면
츄르를 담아 놓곤 합니다.
가끔 손님들에게 별미로
내어줄 수도 있으니까요.
어쩌다 오랜만에 찾아온
인간과 아기 고양이
녀석에게 그 얘기를
했을 뿐인데.
“그럼 손님들도 모아서
다 같이 츄르를 담아보면
어떨까요? 인간들이
김장을 하는 것처럼 말예요!”
물론 저는 반대했습니다만,
잊고 있었죠. 아르바이트를
할 때부터 저 녀석은
제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는 걸.
“오랜만에 이렇게 뵈니까
더 반갑네요.”
재규어 씨가 다가와
말합니다. 대낮처럼 밝은
보름달 아래, 재규어 씨의
검은 털은 오닉스처럼 빛납니다.
저는 속으로 감탄합니다.
언제봐도 근사한 털이군요.
“잘 지내셨나요?”
“네, 덕분에요.”
가만히 보니 볼이 움푹 팬 게,
마지막으로 봤던 때보다 많이
야위어 보이는 군요. 눈 밑에는
다크써클까지…. 역시, 그날
말했던 연애사는 잘 풀리지
않은 걸까요.
“요미-!”
골목 입구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들리자 재규어 씨의
황금색 눈동자가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입니다.
“처음 오는 길이라 좀
헤맸지 뭐예요.”
연한 밤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발랄하게 달려온
동물은 사슴입니다. 그런데…
요미? 순간 온통 검은
재규어 씨의 얼굴에 놀랍게도
홍조가 떠오릅니다.
“제가 데리러 갈 걸
그랬어요, 뿌뿌.”
“여긴 요미 집에서
가깝잖아요. 괜히 우리
집까지 왔다 가면
피곤하기만 하구.”
뿌뿌……, 요미…….
“안녕하세요!
전 요미 여자 친구예요!”
씩씩하게 손을 내미는
사슴 씨에게 가벼운
목례로 답하며 저도
모르게 되묻습니다.
“요미라니요.”
“네, 맞아요!
귀요미의 요미.”
“그럼 뿌뿌는….”
“제 뿔이 특이하다고
요미가 붙여준 애칭이에요.”
사슴 씨가 재규어 씨의
팔짱을 끼며 대답합니다.
쑥스러운 듯 뒷머리를
긁는 재규어 씨를 보다
잠시 할 말을 잃습니다.
“덩치는 큰데 정말
귀요미라니까요! 참!
그때 주신 푸른 버섯은
진짜 잘 먹었어요. 세상에
버섯으로 고백한 동물은
요미밖에 없을걸요!”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며
사슴 씨가 재규어 씨의
볼을 꼬집습니다.
“그렇게 됐습니다.
주방장님.”
네,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하고
시련을 치유하며 연인은
그들의 세계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법이니, 라지만
재규어가 귀요미라니.
뿔에서 ㄹ은 대체 왜
잘라먹은 걸까요. 핑크색
바구니를 달랑거리며
꼭 붙어 있는 두 동물을
보다 조금 아득한
기분으로 걸음을 옮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