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가-박석고개 올라선데

최난수

북: 김성권(중요 무형문화재 5호 판소리 고법 보유자)
판소리: 최난수(전북 무형문화재 2호)

[사설] 박초월제 춘향가 : 박석고개 올라선데

<진 양> 박석고개 올라서서 좌우산천을 둘러보니 산도예보던 청산이요, 물도 옛보든 물이로구나. 청산이야 변할리가 없지마는 물이야 그 물이 있겠느냐 객사청청 푸른버들에 나귀를 매고 놀든데요. 광한루야 잘 있드냐 오작교도 무상턴가 남원부중을 살필적에 사방에서 밥을 짓느라고 저녁연기가 자욱할제 춘향문전을 당도하니 청하에 학 두루미 사람자췌를 듯드니마는 한 날개를 등에다 고 또 한날개를 반만피드니 마 뚜루루 뚜루루 낄룩 징검징검 미물이래요 나를 보고 반기는 듯 뒤안에 청삽살이는 제대로 나서서 퀑퀑 짓고 나니 저 개야 짓지를 마러라. 주인과 같은 손이로구나 취병 뒤에가 은근이 은신하야 동정을 살필적에 그때여 춘향어머니는 칠성당을 모아놓고 이몽룡이 잘 되라고 축수를 한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나님전 비나이다. 올라가신 구관자제 이몽룡씨 전라감사나 전라어사나 양단간의 제수를 하야 옥중 춘향을 살려 주시오. 내 딸은 죄가 없소 부모에게는 효녀요 가장에게는 열녀 노릇을 하니 효자충신 열녀 부터는 하나님이 아신다니 명천이 감동하여 옥중 임자생 살려 주시오 향단아 예 안당의 물 갈어라 지성 신공도 망종이다. 그때여 향단이 거동을 보아라 새 소반에다가 정화수를 떠다놓고 저도 서러워 비는구나 비나이다 비나이다 삼청동 구관댁 우리 도련님 장원 급제를 수의하여 옥중 애기씨를 살려 주시오 아이고 하나님, 춘향어머니 기가 막혀 우지마라 향단아 네 눈에서 눈물이 나면 늙은 내 마음 온전 할거나 팔자도 야속하지 칠십당년 늙은 것이 춘향 하나를 믿고 사는데 생죽임을 시키다니 급살마저 죽노라고 근본좋다 사위 삼아 얼굴 잘났다 사위삼아 아들겸 사위겸 태산같이 믿었든 일이 허사로구나. 춘향이 만일에 혈혈단신 이 내 몸이 누구를 믿고 살으라고 내가 차라리 자결을 하여 춘향 죽는 꼴 안 볼라네 이때여 어사또님은 춘향집을 살필적에 처량한 우름소리 춘향어머니 곡성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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