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문득 내 이름을 중얼거리죠
흰 종이 한 장 가득히 끄적여도 보죠
내가 나라는 게 불쑥 겁이 날 땐
나도 모르게 종이를 구겨 버리죠
할머닌 아빨 내 이름으로 부르시고
아빠는 엄말 내 이름으로 부르시고
내가 나라는 게 가끔 낯설을 때
엄마가 불러주면
조금 안심이 되죠
여름 밤 골목길 산책하노라면
지겹던 풍경도 살갑기만 해
보기 좋게 낡은 것 같아
나도 그럴 수 있다면
여름 밤 골목길 산책하노라면
정답게 누군갈 부르는 소리
저 멀리서 다가올 수록
내 이름에 가까워져
오늘도 문득 내 이름을 중얼거리죠
흰 종이 한 장 가득히
끄적여도 보죠
이게 나라는게 좀 어색하지만
그대가 불러주면 조금 나아질 거야
좋아질 거야 나아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