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홍빛 물든 하늘에
부는 바람위로
굽이져가는 길
그 길 위에 외로이
희미한 그림자 따라
정신 없이 흘러가면
이미 사라져버린
다리 위에 멍하니
이곳은 너와 너의 기억의 내가
이별하는 장소
뒤돌아서면 어느새
저 멀리 사라져가네
달빛에 검을 높이 들어
잠에 들려 하여도
흘러내린 시린 빗물이
나를 깨어나게해
기억이 모두 사라지면
태연히 일상으로
그림자가 없는 사람에
숨어버린 아이처럼
이곳은 너와 너의 욕심과 내가
이별하는 장소
뒤돌아서면 어느새 멀어져
이곳은 너와 너의 기억의 내가
이별하는 장소
홀연한 마음에 노래를 부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