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사준 지갑 속을 채우고
네가 가던 식당을 예약하고
네가 앉던 자리에
네가 아닌 다른 사람과
어색하게 대화를 주고 받는 나
너랑 했던 웃긴 얘길 또 하고
기계처럼 했던 얘길 또 하고
겉으로는 웃지만
보기보단 즐겁지 않아
그 사람이 자꾸만 너로 보여서
말도 안 되게 딴 사람을 만나고
말도 안 되게 딴 사람을 사랑해봐
내 사랑은 너 너 하나 뿐인데
네가 아닌 사람과
웃고 있는 내가 싫다
네가 좋아하던 곳에 들러서
네가 좋아하던 옷을 고르고
네가 아닌 사람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나
내가 봐도 내 모습이 참 우스워
말도 안 되게 딴 사람을 만나고
말도 안 되게 딴 사람을 사랑해봐
내 사랑은 너 너 하나 뿐인데
네가 아닌 사람과
웃고 있는 내가 싫다
내 속에서 눈물이 나는데
다른 사람 앞에서
멀쩡한 척 웃고 있는 걸
이런 내 자신이
이토록 비겁한 내 자신이
질릴 만큼 미치도록 싫은데
돌아와 너 내겐 네가 필요해
미쳤다 해도
너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내 가슴이 널 못 잊겠다는데
아직도 내 마음속에 사는
네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