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한 건 아니었어
떠나고 싶었을 뿐
구름 밑에 보였던 건
바다위에 떠있는 푸르른 섬
무작정 무작정 걸었지
파도의 가루가 날려와
따뜻한 커피 한 캔으로
어색함을 덜어낸 첫 만남
억새들이 들려주는 바람의 노래
온화하게 누워있는 오름이
이 길이 끝이 없길 바랬어
함께 걸어갈 수 있다면
우린 많은 이야길 나누며
다시 만날 이유를 찾았었지
하늘위 노을 두 볼도 노을
그녀 눈가에 비치는 바다
빠지고파 나 좀 봐봐
말을 할까 말까 다시 만나줄까
빠지고파 나 좀 봐봐
말을 할까 말까 다시 만나줄까
근데 왜 이리 시간만 잘 가
후회했어 아프게 후회했어
너와의 인연이 끝날까봐
노을이 바다마저 물들일 때
꿈처럼 걸어가는 너를 찾았지
바람이 잦아드는 돌담길
처음으로 너의 손을 잡았어
스쳐가는 인연이 아니길
아름다운 이 섬에 맹세했어
모닥불에 모인 연인들
조촐하고 풍성한 저녁파티
우릴 축복해준 사람들
이 섬에서 만난 나그네들
밤바다를 밝히는 조깃배들
낙서가 가득한 등대에서
쏟아지는 별빛 속에 그녀는
잊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지
난 자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