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는 바람에 아련히
흩날리는 순백의 파편들.
한 없이 푸르른
청춘의 끝을 달려 본다.
심장이 터질 듯 내 달린
우리들의 골목길 끝에는
마지막 인사를 건네었던
너의 바이크만 홀로 서 있네.
텅 빈 운동장에 홀로 남아
바라보았던 붉은 빛 하늘.
얼룩져 버린 내 셔츠에는
피와 흙의 냄새가 베었다.
화장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마치
내가 아닌 듯한 내 모습.
시드 비셔스의 그 입술을
의미 없이 한 번 흉내 내어 본다.
어리석은 생각들과
망각의 교차 속에서
세계는 곧 점멸해 가고
결국에는 늑대들의
무리들 속에서도
어울리지 못한 채
홀로 해 메이네.
질풍 노도의 영원함을
함께 믿어 왔었던 그 짧은 순간,
빛 바랜 너의 모든 영광이
이 회색 복도에 쓸쓸히 남아.
오늘이 지나가면 사라져버릴
미완의 그 상념들 속에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향해
검은 주사위는 던져 졌네.
어리석은 생각들과
망각의 교차 속에서
끝내 답을 찾지는 못하고
난 나를 벗어나고 싶었었지만
절대로 벗어날 수가 없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