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신남영


정작 가야할 곳으로 난 길은 가다가 제 발을 꺾어 버리고

하염없이 먼 산만 바라보고 있다

올곧게 우러러 걷다가 마음 속에 몇 번씩 접어버리거나 지워버린 길

갈 곳을 잃은 길이 길을 데리고 가다 말고

마음 날카롭게 가다듬어 길잃은 길이 다시 찾아와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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