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그늘을 산 청년

엄마의 인형동화
앨범 : 우리 아이에게 들려주는 엄마의 인형동화 Vol.5
작곡 : 조아영
편곡 : 조아영

옛날 어느 한 마을에 욕심 많은 부자 영감님이 살고 있었어요.
그 영감님은 욕심도 많지만, 고집불통에 심술궂어서
마을 사람 그 누구도 영감님과 친한 이가 없었지요.
그날도 집 앞, 커다란 나무가 만들어 준 시원한 그늘에 영감님 혼자만 앉고는
아무도 앉지 못하게 했어요.
“아이고 시원하다. 이렇게 좋은 걸 왜 남들이랑 같이 써? 나만 써야지 히히히.”
그때였지요.
한 청년이 땀을 뻘뻘 흘리며 냉큼 나무 그늘 아래로 들어왔어요.
“휴~ 이제야 살 것 같다.
이렇게 크고 좋은 나무 덕분에 시원한 그늘이 생겨 참으로 다행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어르신?”
“네 이놈! 왜 함부로 내 그늘에 들어오느냐?”
“네?”
영감님은 그늘 안에 있는 청년에게 호통을 쳤지요.
청년은 영감님이 무슨 이유로 자신에게 화를 내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어요.
“이 나무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여기 있었으니 우리 집안 것이니라.
그러니 그늘 또한 내 것이지! 그럼 누구 것이란 말이냐.
어서 썩 나가지 못할까?”
영감님은 청년을 그늘 밖으로 내쫓았지요.
청년은 영감님의 행동에 몹시 당황했어요.
“나무 그늘에 주인이 있다는 말은 처음 듣습니다 영감님.”
“그럼, 지금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게냐? 고얀 놈.
이 나무 그늘은 앞으로도 계속 내 것이니 오늘 같은 행동은 두 번 다시 하지 말거라.
알겠느냐?”
말도 안 되는 영감님 고집에 단단히 화가 난 청년은 잠시 고민을 했지요.
“그럼, 영감님. 저에게 이 나무 그늘을 파시지요. 제가 사겠습니다.”
청년의 말을 들은 영감님은 깜짝 놀랐어요.
“엥? 이 나무 그늘을 자네가 사겠다고? 살 돈은 있고?”
영감님은 기뻤지만 애써 태연한 척하며 침착하게 청년에게 물었지요.
“네. 마침 돈이 있으니, 제가 사겠습니다.”
“흠~ 다섯 냥은 줘야 될 텐데.”
“다섯 냥씩이나요?”
“당연하지. 다섯 냥 밑으로는 어림도 없으니 못 사겠거든 그만두게나.”
청년은 영감님의 터무니없는 말에 화가 났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어요.
“좋습니다. 여기 다섯 냥 있습니다.”
영감님은 청년이 준 다섯 냥을 보고 속으로 기뻐했지요.
‘저런 멍청한 놈. 큭큭큭
어느 누가 그늘을 돈을 주고 산단 말이야.’
“잘 생각했네. 내 자네이니 특별히 다섯 냥만 받은 걸세.
다른 이였으면 다섯 냥으론 어림도 없지.
그럼, 이제부터 이 그늘은 자네 것이니 잘 쓰게나.”
영감님은 돈을 받자마자 후다닥 집으로 들어갔어요.
몇 시간이 흐르자, 영감님 집 마당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지요.
“누가 이렇게 시끄럽게 떠드는 거야?
네~이놈? 응? 아니 자네가 왜 내 집 안에 있나?”
영감님은 자신의 마당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왜라뇨 영감님.
아까 영감님께서도 그러시지 않았습니까?
이제부터 이 그늘은 제 것이라고요.
시간이 지나 그늘이 이 안으로 들어왔으니, 저도 들어온 것이죠.
안 그렇습니까 영감님?”
영감님은 청년의 행동이 몹시 못마땅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지요.
‘이런, 그늘이 햇빛에 따라 길어진다는 것을 깜박했구나.
돈도 이미 받았고 내가 한 말이 있으니 내쫓을 수도 없고 이 일을 어찌할꼬.’

그 뒤로도 청년은 매일매일 나무 그늘 그림자가 움직이는 대로
영감님 집 여기저기를 제집처럼 마음대로 다녔어요.
그뿐만 아니라 동네 사람들까지 데려와 함께 그늘 아래 쉬면서 웃고 떠들며 놀았지요.
게다가 실수로 영감님이 그늘을 조금 밟기라도 하면 청년의 고함소리를 피할 수 없었답니다.
‘어휴, 내 집인데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가 있나.
해 뜨고 해가 지기 전까지 저렇게 죽치고 떠드는 이들 때문에 조용히 살 수가 있나.
이것 참 미치겠네 미치겠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영감님은 속만 까맣게 타들어 갔어요.
마침내 참다못한 영감님은 청년에게 사정했지요.
“이보게 내가 다섯 냥을 돌려줄 터이니 나무 그늘 다시 주게나.”
하지만 청년은 단호하게 거절했어요.
“싫습니다! 이렇게 시원하고 좋은 그늘을 제가 왜 다시 팝니까?”
달리 방법이 없었던 영감님이 다시 사정했어요.
“그럼, 다섯 냥의 두 배인 열 냥을 주겠네. 어떠한가?”
“열 냥도 싫습니다.”
“그… 그럼 스무 냥 주겠네!”
“싫습니다.”
영감님과 청년 둘 다 쉽게 물러서지 않았어요.
“좋아! 내 서른 냥 주겠네. 더 이상은 안 되네.”
“안 됩니다.”
“뭐라고? 서른 냥도 싫단 말인가?”
“네.”
몹시 화가 난 영감님은 씩씩대며 큰 자루 하나를 청년 앞에 내려놓았지요.
“백 냥일세. 더 이상은 안 되니 제발 이거 받고 다시 나에게 나무 그늘을 돌려주게나.”
“흠~ 백냥 이요? 제가 손해 보는 거지만 영감님을 봐서 다시 돌려드리지요.
자 이제부터 이 나무 그늘은 다시 영감님 것이니 저는 이만 가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청년은 백냥 이 든 묵직한 자루를 들고 신나서 콧노래를 부르며 영감님 집에서 나갔답니다.
“아이고~ 내 백 냥. 아까운 내 백 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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