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님의 고삐님

엄마의 인형동화
앨범 : 우리 아이에게 들려주는 엄마의 인형동화 Vol.5
작곡 : 조아영
편곡 : 조아영

옛날 어느 마을에 외모가 아름다운 소녀가 살고 있었어요.
하지만 소녀는 어여쁜 외모와 달리 말씨가 아주 험하였지요.
웃어른께 반말은 기본이고, 화가 나면 욕도 했답니다.
“이봐 할멈, 사과가 탐스럽고 맛있어 보이는데 나도 하나만 줘봐. 응?”
“쯧쯧 에그, 저리 버르장머리가 없어서 어쩌누.”
그런 버릇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소녀를 피해 다니기 일쑤였어요.
“어휴 목말라. 엄마 빨리 나 물 줘. 응? 빨리 물 달래도!”
소녀의 부모님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소녀의 험한 말씨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얘야, 어머니라고 해야지. 그리고 물 주세요! 너를 어쩜 좋니.”
“에엥. 물 주세요랑 물 줘랑 뭐가 달라! 다 똑같잖아. 목말라, 당장 물 달래도?”
“휴, 언제 철이 들려나.”
어머니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어요.
그날 저녁, 온 식구가 모여 앉아 식사할 때였지요.
“이 고기도 맛있고 이 생선도 맛나고, 히히 엄마 아빠도 얼른 먹어.”
“떽! 어른한테는 드세요 라고 해야지. 먹어가 뭐야 먹어가.
‘아버지 어머니 진지 드세요.’ 이렇게 말이야.”
“흥. 그게 무슨 상관이람 그냥 내 맘대로 말할 거야.”
부모님이 아무리 혼내고 달래보아도 소녀의 험한 말씨는 좀처럼 고칠 기미가 안 보였어요.
어느덧 시간이 흘러 소녀는 시집갈 나이의 아가씨로 자랐지요.
드디어, 시집가는 전날 밤이 되었어요.
아직도 험한 말씨를 안 고친 딸이 걱정된 어머니는 아가씨를 불러 얘기했지요.
“우리한테는 아니었지만, 시댁 어른들께는 꼭! 높임말을 써야 한단다 알았지?
지금까지 하던 대로 시어른들께 함부로 말을 했다가는 정말 쫓겨난다고.
그러니 제발 이 어미의 말을 명심하고 또 명심하렴.”
“그… 그래 알겠어.”
시댁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어머니 말에 덜컥 겁이 난 아가씨는
시어른들께는 꼭 높임말을 써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하지만 시댁으로 가게 된 아가씨는 그동안의 버릇이 남아 매일이 아슬아슬했지요.
“얘, 새 아가 어디 있니?”
“왜? 어머니?”
“왜라고? 새 아가 말버릇이 그게 뭐니?”
“아차! 전 네~ 어머니라고 했는데요?”
“아 이런, 내가 잘못 들었나 보구나. 미안하다 새 아가.”
“아니에요 어머니.”
“아버님 이리 와 봐.”
“아니 새 아가!”
“아버님 이리 오셔서 시원한 차 드세요.”
“내가 늙어서 귀가 이상하게 들리나? 알겠구나 새 아가.”
하루는 새댁이 된 아가씨가 시어머니와 함께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갑자기 밖에서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지 뭐예요.
“응? 누가 왔나? 개가 왜 이렇게 짖지?”
“얘 새 아가. 어서 나가서 누가 왔는지 보렴.”
“알겠습니다 어머니.”
아가씨는 음식 차리던 걸 멈추고 밖으로 나가보았지요.
“어머니 큰일 났어요!”
아가씨가 놀라서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어요.
“아니, 무슨 일이니 새 아가?”
“큰일이에요 큰일!
글쎄 소님이 갑자기 고삐님이 빠져서 너무 놀라 이리저리 날뛰고 계세요.
그 바람에 개님도 덩달아 놀래시어 지금처럼 마구 짖고 계신 거예요.”
“응? 세상에. 아니 새 아가 뭐라는 거니?”
시어머니는 아가씨의 말을 듣고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지요.
“아니~ 새 아가.
내 살다 살다 소랑 개한테 높임말 쓰는 사람은 처음 보는구나.
소님이랑 개님? 아이고 배야~. 또 뭐라고? 고삐님?”
“에구머니나.”
그렇게 시어머니는 아가씨가 쓴 말씨 때문에 한참을 웃었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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