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이원재


오 푸른 하늘 그냥 하늘이 아니라
우리 몸뚱이 산산조각의 아픔이로세
그냥 자손만대 이어져 내려온 하늘이 아니라
오늘 한풀이 못해버린 슬픔이로세
두 눈을 부릅떠 우리가 하늘임을 이제 알게 하는
두 다릴 세우고 우리가 하늘임을 이제 알게 하는
그런 하늘이로세

오 푸른 하늘 그저 막연한 환희가 서로 갈갈이
찢겨나버린 설움이로세
그냥 몽매간에 오래토록 꿈꿔온 하늘이 아니라
이제 이 땅에 세워야 할 기둥이로세
두 손을 불끈 쥐어 우리가 사람임을
이제 알게 하는 두 어깨 엮어내
우리가 힘있음을 알게 하는 그런 하늘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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