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진양호 해 지는 풍경
호수에 반쯤 잠긴 섬 뒤로
잘 익은 홍시 색깔 하늘이
똑같은 색 호수 흔들리는 불빛
물새도 몇 마리 있고
며칠 전엔 물버들 가지가 잠긴 얕은 물속에서
피라미 떼에 놀라 수면 위를 한꺼번에
뛰어오르는 새우 떼를 본 적도 있어
지난가을 곱게 물든 벚나무 잎들
물위에 떨어져 바람에 밀려
떠가는 것도 보았어
또 지난여름엔 또 봄엔 겨울엔
음음음 널 찾길 바라
실없는 웃음들이 넘쳐 흐르는 낯선 그곳에서
고요함에 놀라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는 누군가를 본 적도 있어
그 길 위에 쌓여왔던 발자국들은
내리는 하얀 눈 속에 묻혀 그렇게 사라져 갔어
또 오는 봄날엔 여름엔 가을엔
음음음 널 찾길 바라
음음음 널 찾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