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 유언

춘향가

중몰이 ‘춘향유언’은 춘향가의 비극적 구조에서는 절정에 해당하는 곡이며, 앞의 ‘옥중상봉’ 부터 연결되어 어사또가 두 주먹을 불끈 쥐게될 때 제 맛이 난다. 서러운 춘향의 소리른 계면조로 부르다가, 서울 사람인 이몽룡에 이르면 경드르으로 길을 바꾸어 간다. 이 대목은 임방우?l 말년 엘피 녹음이 명언으로 꼽는다. 여기에 실린 젊은 김연수의 소리는 내면화가 다소 부족한 편이다.

원반 : Victor KJ-2328-B
녹음 : 1939. 3. 5

(중몰이)
“여보 서방님 듣조시오. 내일 본관사또 생신잔치 끝에 날 올리라고 영이 나리거던 칼머리나 들어주오. 나를 죽여 내어놓거던, 다른 사람 손 대기 전으 서방님이 삯군인 체 달려들어 나를 업고 물러나와, 우리 둘이 인연 맺던 부용당으 날 뉘이고, 내 속적삼 벳겨내어 세 번 불러 초혼허고, 서방님 손으로 염십허여, 지생여를 곱게 뀌며 나를 메고 나갈 적에, 신산 구산을 다 버리고 서울로 올라가서, 선대감 제절 하으 은근히 묻어주오. 정조 한식 단오 추석 선대감 시제 잡순 후으, 주과포혜 따로 채려놓고 서방님 손으로 술 한 잔을 부어들고, 나의 무덤으 올라서서 발 툭툭 세 번 구르며, ‘춘향아, 청초는 우거진디 앉었느냐 누웠느냐? 내가 와서 주는 술이니 퇴치 말고 많이 먹어라!’ 그 말쌈만 허여주오. 그 말 밖에 헐 말 없소.” 어사또 기가맥혀, “오냐 춘향아, 우지 마라. 내일 날이 밝거드면 생여를 탈지 가마를 탈지, 그 속이야 뉘가 알랴마는 천봉우출이라니, 솟아날 궁기는 있는 법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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