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말없이, 말없이, 말없이...
어쩌라는 말인가...?
떨리는 이 두 손을 살짝 놓아주는 일,
그것밖엔 내게 남아있지 않다니...
알 수 없네, 난 알 수 없네.
이제 왜 살아가야 하는지...
산산히 부서진 세월들이
어디로 나를 데려 가는지...
가르쳐주오. 왜 당신은
저 꽃잎을 밟으려 하는지...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죽어도, 죽어도, 죽어도...
할 수 없네, 난 할 수 없네.
허튼 눈물을 감출 수 없네...
대답해 주오. 시인이여...
정녕 이것이 마지막인지...
가르쳐 주오. 왜 당신은
나의 손을 놓으려 하는지...
가엾은 사람,
바보처럼 결코 나를 잊지 못할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