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구두가 가져온 소식

오늘
앨범 : 어서오세요, 고양이 식당입니다 3
작사 : 오늘
작곡 : Mate Chocolate

“숲고등어는 태어나자마자
물가에 버려집니다.”
인간에게 달려가 반가움의 인사를,
아니 그보다는 할머니의
안부를 물으려던 난,
무거운 대장의 목소리에
걸음을 멈췄어요.
“부화한 뒤에 버려진
고등어들 대부분은
바닷가로 돌아가
평범한 물고기로 살아가지만,
몇몇은 근처에 있던 숲으로
기어 올라가죠.
자신을 버린 부모와
고향을 등지기라도 하듯이.”
인간에게 묻고 싶은 게
한두 개가 아니었어요.
할머니는 돌아오셨을까요?
나를 찾고 있을까요?
일부러 집에 돌아가지 않은 게 아녜요.
사실은 언제나 언제나
돌아가고 싶었는데.
가게 일이 끝나면 기절한 듯이
잠들어 버리는 바람에
찾아갈 수 없었을 뿐이에요.
빨간 구두를 신은 인간에게 물어보면
모든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비슷하네요, 저랑?”
인간의 목소리가 조금 느려졌어요.
언제 이 대화가 끝날까요?
초조해진 마음을 감추려 나는
손톱을 물어뜯어요.
하지만 느긋한 얼굴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인간은
대장과의 대화를
끝낼 생각이 없어 보여요.
“숲은 결코 고등어에게
평화로운 환경이 아니지만,
그곳에는 먼저 바다를 떠나온
숲고등어들이 살아가고 있죠.
아가미가 들썩거리도록 힘들겠지만,
숲 안쪽까지 닿기만 한다면,
새로운 가족이 될 존재들에게
닿을 수 있습니다.”
“…….”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새로운 가족이라…….”
인간은 픽- 웃으며 고개를 숙여요.
“저기….”
짧은 침묵을 틈타 나는 재빨리
인간의 발치에 다가가 위를 보며
목청을 높여요.
“혹시 저 기억 안 나세요?”
인간은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아요.
바보 같은 표정으로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네요.
나는 완전히 고양이로 모습을 바꿔
야옹야옹-하고 정직하게 울었어요.
인간의 눈이 점점 커졌어요.
그래요, 이런 나를 못 알아볼 순 없죠.
“너, 그 애구나. 아래층에 살던?”
대답도 하지 않고
나는 하고 싶은 말부터 쏟아냈어요.
“할머니는 돌아오셨나요?
절 찾진 않아요?
갑자기 사라지셔서
얼마나 놀랐는지!”
인간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아요.
“많이… 화나셨을까요?”
나도 모르게 양쪽 귀가
뒤로 슬쩍 기울고,
꼬리가 아래로 쳐졌어요.
물끄러미 나를 보던 인간이
연기 속에서 바람처럼 속삭였어요.
“죽었어, 할머니는.”
순간,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귓가에 웅- 하는 진동 소리만 남았어요.
분명 똑똑히 들었는데,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잘 이해하기가 힘드네요.
저 사람은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요?
할머니가 왜. 그럴 리가 없잖아요.
죽었다니.
“거짓말하지 마세요.”
그런 재미없는 농담이 어디 있어요.
세상이 이렇게 멀쩡한데.
오늘 달이 저렇게 밝은 데요?
식당이 이렇게 손님들로 북적이고,
하늘에 별이 저렇게 반짝반짝 빛나는데,
할머니가 세상에 없다니.
그게 말이 되나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
고양이 식당에 찾아온 인간이라니
역시 수상했어요.
사기꾼이거나 거짓말쟁이겠죠.
안 그랬으면 고양이 식당엔
들어올 수도 없었을 거예요.
“내가 직접 봤어.
장례식에도 다녀왔고.”
대장이 내 앞에
작은 잔을 하나 내려놓았어요.
작약꽃을 말린 차,
만월주를 마시지 못하는 손님께
내어주는 차예요.
아아.
그렇구나. 사실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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