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밤이 또 하나 지나고
하얗게 비어있는 수첩 위에 다시
무거운 펜을 들어
종이 위에서 번지고 있어
어느새 흐려진 나와 나의
이야기가
검은 밤이 하얗게 바래고
까맣게 새겨넣은 기억들도 그저
전부 어둡기만 해
종이 위에서 번지고 있어
행복했던 날 추억이 된 날
모든 내가
검게 새길 거야 지워지지 않게
멀어지는 나와 나의 기억
낡은 수첩 속에 오늘의 나를 남겨
잠들고 싶지 않은 밤이 와
내일은 웃고 싶어
무엇을 잃어 버리더라도
때론 두렵지만
다시 눈을 떴을 때 행복할 수 있도록
오늘도 그리는 작은 하루
잊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잃어버린 시간 속에 잠겨가
언젠가 내가 사라질 때
거기 남은 건 누구일까 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