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안 멈춘 장마에
옥상 신발 안을 투명한 빗물이 가득 채웠네
젖은 채로 안 걷었던 빨래는
작년 여름처럼 흐느적대는 나의 텅 빈 허물같애
습하고 더운 명륜동은 변한 적이 없군
이 동네를 스쳐간 수많은 놈들의 기억뿐
징그럽게 변한 나완 전혀 다른 성분을
칵테일처럼 뒤섞다 흩어진 여름
안에서 난 얼마나 즐겼지, 또 뭘 버렸는지
얇은 지갑 안에 구멍이 뚫릴 때까지
소모하고 나면 돌아오는 교훈
그다지 자유롭진 않군 탈출은 불가능
내 아버지의 아버지도, 한때 그 역시 꿈을
작가가 되고 싶었다던 젊은 날의 그를
설득한 건 뭐겠어 현실은 원래 클리셰
다 섞일 만큼 섞여 구분 못 하게 된 핑계
안도감 비슷한 것들이 떡을 치는 순간
내 작업실은 인스타, 이미 진공의 공간
흐릿한 눈알은 어떤 동기부여조차
먹히지 않아 이 장마가 끝나기 전엔 말야
지독하게 내리지, 멈출 기미 없이
투명한 이 공간에서 숨이 막히지
계속 비 비 비 비
계속 비 비 비 비
지독하게 내리지, 멈출 기미 없이
투명한 이 공간에서 숨이 막히지
계속 비 비 비 비
계속 비 비 비 비
Nobody told me where I should I go
어딜 가도 계속 비
해 한번 안 비추더라고
없어져버렸는지
Anarchy
I don't know
왜 나만 홀딱 젖은 듯 해
내 머리 위에만 구멍이
Hands still building castles on a sand hill
다 때려치우기엔 이미 멀리 왔지
어찌나 지독한지, 시키지도 않은 짓 열심히
안 하면 혀에 가시 돋힘
Keep walkin' this way
저 앞엔 구름이 없기에
I could see the sun shinin‘
다 젖은 어깨
말려야지
달려야지
지독하게 내리지, 멈출 기미 없이
투명한 이 공간에서 숨이 막히지
계속 비 비 비 비
계속 비 비 비 비
지독하게 내리지, 멈출 기미 없이
투명한 이 공간에서 숨이 막히지
계속 비 비 비 비
계속 비 비 비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