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 문득 돌아보니
덥수룩한 수염
시간은 흘러 흘러
여기까지 와버렸구나
나른한 아침 눈 비비며
커피를 내려
향기로운 예가체프
삶의 질이 높아졌구나
근데 왜
변한 게 없는 거야 왜
어른스럽다는 건
왜 이리도 복잡한 거니
돌아가고 싶은 맘뿐이야
어쩔 수 없는 거야 왜
붙잡을 수 없다는 건
너무 잘 알고 있지만
돌아가고 싶은 맘뿐이야
잊혀져 가는 이름들 얼굴
소중한 추억
바래진 사진 속엔
아는 사람 나뿐이구나
근데 왜
변한 게 없는 거야 왜
어른스럽다는 건
왜 이리도 복잡한 거니
돌아가고 싶은 맘뿐이야
이리저리 오랫동안 헤매다
무얼 놓쳤을까
망설이던 긴 여름의 끝
불어오는 가을바람
이제와 문득 돌아보니
알아가는 건
심란한 일들 모두
지나가면 그뿐이구나
근데 왜
바뀌질 않는 거야 왜
어른스럽다는 건
왜 이리도 복잡한 거니
돌아가고 싶은 맘뿐이야
어쩔 수 없는 거야 왜
붙잡을 수 없다는 건
너무 잘 알고 있지만
돌아가고 싶은 맘뿐이야
아무 생각 없었던
하루하루 신나던
우리 어린 날들로
돌아가고 싶은 맘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