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사이 아니란 듯 애써 지나치던
짧은 찰나를 잊어버리지 못하고
아무것도 아니란 듯 잠시 눈 감아도
스쳐가는 마음들을 지워내지 못해요
끝을 모르고 무너지는 나는 모래성이에요
작은 파도에도 휩쓸려 떠내려가요
손에 쥐고 놓지 못해 또 발만 구르는
내게 짓던 눈물 어떤 의미였나요
오 나, 다 알고 있어요
우리 마음 아래 그 어딘가 숨겨놓아도
오 나, 널 안고 있어요
같이 누워 울던 그 겨울밤 공기마저도
뒤돌아 사라지는 그림자를 따라 밟으면
점점 짧아져가는 꼬리를 묻고 답하면
들어줄까요 너는 내게 답해줄까요
끝을 알기에 무너지는 나는 모래성이라서
작은 파도에도 휩쓸려 떠내려가요
손에 남은 모래알을 차마 털지 못하는
나를 보던 너는 어떤 마음이었나요
오 나, 다 알고 있어요
우리 마음 아래 그 어딘가 숨겨놓아도
오 나, 널 안고 있어요
같이 누워 울던 그 겨울밤 공기마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