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 - 이민숙
긴머리 땋아 틀어 은비녀 꽂으시고
옥색치마 차려 입고 사뿐사뿐 걸으시면
천사처럼 고왔던 우리 어머니
여섯 남매 배 곯을까 치마끈 졸라매고
가시밭길 헤쳐가며 살아오셨네
헤진 옷 기우시며 긴밤을 지새울 때
어디선가 부엉이가 울어대면은
어머님도 울었답니다
간주중
긴머리 빗어 내려 동백기름 바르시고
분단장 곱게하고 내 손 잡고 걸으실 때
마을 어귀 훤했었네 우리 어머니
여섯 남매 자식 걱정 밤잠을 못 이루고
칠십 평생 가시밭길 살아오셨네
천만 년 사시는 줄 알았었는데
떠나실 날 그다지도 멀지 않아서
막내딸은 울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