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시선이 어디를 향해 흘러 가는지
찰나의 순간이 갈라버린 익숙한
얼굴이 등불이 하나 둘 스러지네
손 안에 날아든 나비 하나가
가여운 날개를 접어 고하듯
실낱같은 흔적이 흔적을 동여매면
마치 꿈처럼 서성이는 그림자
내가 목 놓아 불러봐도 희미해지는 흐린 기억은
춤 추듯 저문 가슴에 반짝이는 눈물로
여기 길 아닌 길 위에서 더는 헤매이지 않기를
바래지 않는 기도로
어리석은 시간은 메아리를 만들고
다시금 찾아든 숨막히는 간절함
쉼 없는 맥 없는 상념에 잠겨있네
물가에 내어논 어린 나비는
무서운 시련에 젖지도 않고
삼킬듯한 수심도 아무것도 몰라
마치 꿈처럼 해사하게 웃는데
내가 목 놓아 불러봐도 희미해지는 흐린 기억은
춤 추듯 저문 가슴에 반짝이는 눈물로
여기 길 아닌 길 위에서 더는 헤매이지 않기를
바래지 않는 기도로
이미 가버린 그 날에도 아직 오지 않았던 날에도
문 닫은 내 귓가에 철렁이는 종소리
다시 몇 번이고 일어나 가슴 터질 듯이 외치면
젖은 이 가슴이 마를까
내가 목 놓아 불러봐도 희미해지는 흐린 기억은
춤 추듯 저문 가슴에 반짝이는 눈물로
여기 사로잡힌 마음을 바로 설 수있게 할 지니
바랠 수 없는 내 기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