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

박휘

서울에서 태어난
두 살 터울 태연한
성격의 형과 대범한 동생
우리 둘은 잘하는 것도 생김새도 완전히 달랐었지
딱 잘라서 말하면 곱슬머리와 코만 닮았었지
느릿느릿한 말과 걸음이 답답했고
집에 틀어박혀서 책만 읽는 모습이 갑갑했어
때로는 불만도 욕심도 많았던 내가 화를 내봐도
변함없이 두 어깨를 감싸주던
따스했던 형의 손길을 사랑했어
한길을 걸었어
비탈길을 지나고
가파른 언덕을 넘어서서
석연찮은 우리의 삶을 그렸어
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서울 하늘을 가슴에 품고
이 세상을 다가진 사람이 된 듯 손을 내밀어서
touch the sky!
달이 잠든 밤에도
밤이 잠든 방에도
깜깜한 어둠은 우리를 영원히 찾지 못해
두 손에 잡힐 듯 펼쳐진 하늘에 닿고 싶었던
형제는 밤이 세도록 노래를 부르고 불렀어
열 손가락이 건반을 누르고 춤을 추면
달콤히 빠진 잠에서 깨지만 여전히 꿈을 꾸지
내 안에 숨을 쉬는 형의 피아노 소리가 이대로 계속 되길
간절히 바라면서 오늘도 이렇게 잠이 들지
두 손을 잡고 어릴 적 우리가 함께 부르던 노래
두 눈을 감고 언제나 우리가 함께 그리던 미래
힘이 들면 기대
캄캄한 어둠을 비추는 등대
우린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비추고 서로를 지키는 존재
두 손을 잡고 어릴 적 우리가 함께 부르던 노래
두 눈을 감고 언제나 우리가 함께 그리던 미래
힘이 들면 기대 캄캄한 어둠을 비추는 등대
우린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비추고 서로를 지키는 형제
항상 말하고 싶었어 고맙다고
내 몫까지 등에 짊어진 형의 삶의 무게가 깊고 깊었어 괜찮다고
이제 서야 깨달았지 그땐 말하지 못한 말들이 낡은 레코드 바늘처럼 가슴에 맴돌았지
사랑한다고 꽤 많은 여자들에게 말했는데
사랑은 쉽게 변하더라
사람도 쉽게 떠나더라
인생은 결국 혼자더라
그때마다 곁을 지켜준걸 왜 몰랐을까 그땐 그리도 바보같이 나 밖에 모르고 살았는지
언제더라 형이 군대로 떠나보냈던 8월 306 보충대
꾹 참고 참았던 눈물이 터져 울고 말았던 형제
선택이 아닌 운명
우린 빛과 그림자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비추고 서로를 지키는 존재
힘이 부쳐 쓰러질 때
서로를 믿고 손을 내밀어줘
손을 잡고 별을 따러 가자
오늘이 아니면 두 번 다시는 가보지 못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함께 떠나가자.
두 손을 잡고 어릴 적 우리가 함께 부르던 노래
두 눈을 감고 언제나 우리가 함께 그리던 미래
힘이 들면 기대
캄캄한 어둠을 비추는 등대
우린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비추고 서로를 지키는 존재
두 손을 잡고 어릴 적 우리가 함께 부르던 노래
두 눈을 감고 언제나 우리가 함께 그리던 미래
힘이 들면 기대
캄캄한 어둠을 비추는 등대
우린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비추고 서로를 지키는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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