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했었던 모든 시간들
포기한 나만의 시계바늘을 놓쳐 끌려가
톱니바퀴에 맞물린 채로 버려져
그 속에 내버릴 순 없어
비누방울에 걸쳐버린 무지개 따위를
보며 나 자신을 본 것 같아
정말 미안해 그냥 내버려 둬
괴롭히려 하는 건 아냐 그냥 지켜봐
방법이 틀린 건 알겠지만 내버려두길 바래
오후의 눈을 뜨면 티비의 잡음이
일그러진 나의 모습 같아
하루를 천장 밑의 움직임을 보며
변해진 내 모습 내버릴 순 없어
손에 그어진 선들 속에 하루하루가
걸러진 채 넘어져 산 것 같아
정말 미안해 그냥 내버려 둬
괴롭히려 하는 건 아냐
사라지려고 하는 건 아니야
그냥 그저 기다려주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