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

김푸름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가지 마 가지 마 날 두고 떠나지 마
빨리 가 떠나서 너는 아프지 않길 바라
날 지키려 세웠던 가시가
당신에게 박히길 원치는 않았는데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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