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서유석

작게 생긴 이 내 한 몸 설움도 많고 떠가려도 발목마다 사슬에 묶여 헤는 마음 하나 없어 그대로 서러워 오 친구야 어드메 갈까  외치는 소리마다 불덩이 같고 머리마다 긴 어둠에 묻혀 있으니 알 수 없는 그 길마다 구멍도 막혀 오 친구야 어드메 갈까  가여워라 그 한마음 멍들었으니 빗방울에 얻어 터진 나뭇가지로 에헤라 두둥실 배나 띄우세 오 친구야 어드메 갈까  정답던 사람들도 뺐어 버리고 돌려주는 그 말에는 가시 돋혔네 우스운 이 내마음 말 할 수 없네 오 친구야 어드메 갈까  하늘처럼 높은 곳도 하도 많으니 하나밖에 없는 머리 숙일 수 없소 무서운 사람들아 탓하지 마소 오 친구야 그 곳엘 가자  거짓말만 하는 사람 어찌 많은지 하루에 저 태양 수없이 뜨네 귀하다 말하면 땅도 모르네 오 친구야 그 곳엘 가자  같이 놀던 사람들도 서로 욕하니 믿음없는 사람들은 어찌 하리오 몰려오는 비바람만 탓하지 마소 오 친구야 그 곳엘 가자 오 친구야 그 곳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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