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를 떠난 제비처럼

씨 없는 수박 김대중


허전해서 연락하는
그런 친구 아니야
보고 싶어 만져보는
그런 사진 아니야
이제 그만 하자면서
그대 떠나간 뒤로
괴로울 때마다 혼자
흐느끼는 블루스

둥지를 떠난 제비처럼
둥지를 떠난 제비처럼

외로워서 불러내는
그런 여자 아니야
궁금해서 꺼내보는
전화기가 아니야
뜨거웠던 여름 내 마음
떠나간 순간부터
괴로울 때마다 혼자
토해내는 블루스

둥지를 떠난 제비처럼
둥지를 떠난 제비처럼

음악도 다 꺼버린
빈 술집을 나와
문 연 집을 찾아
혼자 헤맬 때
저 멀리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조용히 귓가를 때리는 그 멜로디

생각나서 울부짖는
그런 슬픔 아니야
생각조차 희미해져
서글퍼 우는 거야
좋은 사람 만나라며
흐느끼던 너에게
안녕이란 인사 대신
불러보는 블루스
안녕이란 인사 대신
불러보는 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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