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재기 5학년 때쯤엔 집에 가는 길이 무서웠어
가로등 아래에 검은 봉지가 날아오는 걸 보고 나서
쿵 심장이 내려앉았어
자기 전에 봤던 영상은 종일 눈 감으면 보여서
그래서 그런가 무서운 건 전혀
학교를 마치고 학교에서 탈출을 하고
학원 거울 앞에서 춤추고 노래를 했지
거기에서 여기 여기에서 거기
나는 지금 지도를 봐도 틈만 나면
거기에서 여기 여기에서 거기
나는 지금 지도를 봐도 틈만 나면 길을 잃어
키재기 3시간 전쯤엔 밤에 산책하기 좋은 바람
고개를 돌리면 달과 밤이 비치는 한강을 봐
달리는 택시에서 본 영상은 언제 봤는지 기억 안 나서
그래서 그런가 허전한 건 전혀
하루를 마치고 하루에서 탈출을 하고
하루 맞은편에 선 모습을 노래를 했지
거기에서 여기 여기에서 거기
나는 지금 지도를 봐도 틈만 나면
거기에서 여기 여기에서 거기
나는 지금 지도를 봐도 틈만 나면 길을 잃어
시간은 세차게 흘러가는데
전보다 깊어진 물에서 아무리 얘기해 봐도
저기 건너편의 나는 들리지가 않나 봐
거기에서 여기 여기에서 거기
그때 나름의 고민은 하나도 기억이
거기에서 여기 여기에서 거기
아마 버렸던 일기장에 고스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