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내리는
셀 수 없는 선택들
그중 가장 빛난 움켜짐
하늘 바람에 밀려
스친 인연에서 이어진
우리 동행이었죠
난 당신의 미소가
너무 좋았어요
지금도 당신은
미소를 띄고 있어요
내 지갑 속에서
나에게만 보여주던
덧니 드러난 그 큰 미소
이제는 모든 사람이
보게 됐는걸
지나쳤나 봐요
하늘 바람이 좀 지나쳤는지
우리 인연을 앞질러 가는
당신을 보고 있어요
당신의 총총 발걸음으론
내릴 수 없는 선택,
발자국이 진하게 찍힌
느려진 발걸음이
내 심장을 후벼 파네요
지키지 못했던 내 약속들
지킬 기회 빼앗아 간 당신을
난 미워할 수도 있어요
아니 그냥 당신을
미워할 거예요
헤아리지 못한 내가,
내가 미워지려는
이 감정을 당신의 탓으로
돌릴 거예요
그래야 내가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그래야 내가 천륜만은
지켜낼 수 있으니까
좀 셌나 봐요
하늘 바람이 좀 셌는지
손 놓쳐 강 건너 사라지는
당신을 보고 있어요
우리가 태어나 죽기 전
내리는 무수한 선택
그중 가장 축축한 이별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있다면
하늘 바람을 좀 더
막아줄걸
같이 밀려날 걸
미안해서,
한없이 미안해서,
놓아야 하는 손
차가워진 당신 손
놓을 수가 없어요
가는 길에는 울지 말고
가는 길에 친구도 사귀고
당신 살아생전 총총
걸었던 걸음으로 가서
먼저 자리 잡고 있어요
우리 다시 만나서,
하늘 바람 등지고
다시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