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명동 다방DJ였다 애인은 마담
그녀가 손님들의 신청곡을 갖고 오면
우린 눈으로 웃었지 퇴근하면
술 한잔하자고 나를 꼬셨지
명동의 포장마차 닭발에 소주 한 잔
닭똥집에 소주 한 잔 가난해도 행복했다
답십리 굴다리 지나 월세방 행복했어
그녀는 다섯 살 위였고 고향에 애인있었어
영화배우가 꿈이었던 그녀 갸름한 얼굴
살짝 위로 들린 윗입술로 이쁘게 말했어
성격도 깔끔하고 음식도 정말 잘했지
근데 어느 날 울고 있는 그녀를 보았어
한숨만 길게 쉬던 그녀를 보며 난
난 속이 터지는 것 같아 미칠 것 같았어
고향에 애인이 찾아와 집으로 가자고
우리 약속 잊었냐고 울고불고 했다네
비가 오는 날 전화가 왔지 딱 한 번 보자고
귀찮게 안 할 거라며 죽기 전에 함 보자고
나 돈 없어 떠난 거냐고 왜 떠났냐고
그것만 대답해 보라고 그녀는 울고만 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