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두시
내가 이걸 적고 있는 시간이지
기다리지, 매번 적고 또 흐르는
라임에 나를 맞춰 던져 비트
위에 무언가 지껄이듯 읊 조
리고 있죠, 누군가 나를 막아
서도 나는 갈 길을 가얄테니
왜이리 처진 어깨가 부담이
되는건지, 거지, 같은 벙찐,
표정이, 어찌, 저리, 간지러운지,
불을 켜둔 뒤, 거리, 에 나선
나는 천천히 길을 걷지, 버린,
쓰레기, 그것들을 신경 않고
그저 걷지, 건질, 것들은 별로
없지, 낱말을 맞춰 모아 쓰레기
가 아닌, 라임이, 라고 해봐도
영 시덥잖지, 간지, 가 나지 않지,
아니, 말이, 다짐이, 그렇게 쉽게
흘러가 버리지,
여긴 어딘지, 나는 어디로부터
왔으며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작지, 만 큰 내 깨달음이 나를
이끌지, 만 오늘도 헷갈리는
삶을 살고 있지, 삶을 산다는
말은 나를 바로 일으켜 다시
가게 하지
안개 앞은 시꺼먼 어둠이 또
가리웠지, 그대는 시를 보고
있나, 공고히 다진 나의 말귀
들은 그대의 귓전에 들려
먹히나, 내가 어디로 갔는지
알 지 모를 이 글의 행방과
랩의 라임을 모르듯 그대도
주제를 꿰뚫을 수 없는가
라이밍을 라이밍답게 해내지
못하는 라이머는 과연 라이머
라고 각운을 짜맞춰 내뱉을
수 있을까, 자랑할 수 있는가,
말이 말답지 않다고 말이 아닌
가, 긴가, 민가, 떠들어, 헐레벌떡,
나선 집 밖의 풍경 나는 어지러,
그런 삶을 살아온 지 꽤됐지,
여기까지, 만 하면 이 분이
채워질까,
아니, 이까짓 것, 하며 시작한
글인데 한 이십여 초가 남아
주절주절 떠들어야 하는
MC의 숙명, 말을 말로 채워야
하는 공간 낭비의 운명,
내용을 제대로 채워내지 못하는
작가는 작가로 대접받을까
또
몇 마디가 남은 것 같은데
나는 마디 수를 셀 줄 모른다네
아, 네, 하고 대답할만한 말이
아닌 걸 알지만 그렇다네
음악을 감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 는데 이건 우선 음악인지
부터가 문제라네
네 생각은 어때
어때, 어때, 어때,
대가리 뒀다 뭐해,
아, 미안 말이 좀 심한가,
어때, 그래, 뭐 대중, 라임,
맞추다 보니 단어가 조금 빡세,
졌네,
졌네, 그래, 매일, 하루하루, 지고
그런 인생인 것 같기도 해
넌 오늘 어때
살았니
죽었니
이겼니
또는 졌니
어떤 면에서 졌니
졌다고 생각한 면이 오히려 이긴 것일 수도
있고
남들이 다 이겼다고 한 순간
너는 이미 진 걸 수도 있어
인생의 기로에
서 있는 청년은 늘 눈을 똑바로 떠야만 해
뭐 성경에도 써있지
어디 코란인가 말고
개신교의 성경에
젊은 날의 청년들이
말씀을 잘 알고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