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일렁이는 아지랑이
위에 피어나던 그 발자국
한 걸음 한 걸음 나를 반기던 너 있었네
지친 표정 하나 않고서
뜨거운 햇살 환한 그 그림자
그냥 잠깐 들어가 앉을까
언젠가 초록이 바래진
여름이 와도 변함없이
변함없이
그대
나는 여전히
당신의 걸음을 생각해요
반복되는
네 곁에서 걷고 다시 걸으리
자라지 않는 너의
발에 맞추어
어제 날 부르던 목소리
높이가 한 이쯤이었던가
해맑은 음성은 내게 무거운 맘이 되어
떠오르지는 않지만
언제나 내게 머물던 눈동자
어떤 색의 눈빛을 했던가
그대로 그 자리에 서서
바래지 않는 너일 텐데
너일 텐데
그대
나는 여전히
당신의 걸음을 생각해요
반복되는
네 곁에서 걷고 다시 걸으리
자라지 않는 너의
발에 맞추어
있잖아
나는 아직도
우리의 걸음을 떠올리곤 해
나만 홀로
기억하는 너는 여기 없는데
자라지 않는 나의
손을 잡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