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진: 야 좀만 쉬었다 가자.
동지: 아 이 오빠 진짜. 언니 좀 쉬었다 가제. 저 언니 지금 안 들린다. 언니!
유라: 어?
동진: 오빠가 좀만 쉬었다 가제.
유라: 그래 그러자.
성진: 아 매미 소리 되게 시끄럽네.
동지: 왜 나는 매미 소리 좋은데.
유라: 나도! 매미 소리 좋지 않아? 여름 같잖아.
성진: 그래 여름 같긴 하네.
동지: 내가 어디서 봤는데 쟤네들은 몇 년 동안 땅속에서 애벌레로 있다가, 딱 한 달 매미로 살고 죽는대.
유라: 진짜? 그럼 이게 마지막 여름이네.
성진: 야 진짜 불쌍하다.
동지: 그래?
성진: 근데 만약에 니네가 매미야. 그럼 한 달 동안 뭐 할거야?
동지: 딱히 할 게 있어? 일단 어디서 죽으면 좋을 지 죽을 자리 한번 찾아보고, 그 다음엔 그냥 재밌게 살다가 죽지 않을까? 언니는?
유라: 나? 나는 만약 매미면, 한 달 동안 날아갈 수 있는 끝까지 날아가 볼거야. 날아가는 동안 꽃도 구경하고, 별도 보고, 사랑도 해보고, 실패도 해보고 그리고... 내가 느낀 것들로 노래를 만들거야!
동지: 재밌겠다!
성진: 야 힘들게 거기까지 날아가서 뭐해. 어차피 곧 죽을 텐데.
유라: 멋있지 않아?
성진: 혹시 시인이세요?
동지: 이 언니 또 감성 터졌네. 그럼 오빠가 죽을 자리 알아놔. 나는 언니 따라가서 노래 부르다가 다시 올게.
성진: 야 나도 그럼 같이 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