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이의 코딱지

읽어주는 그림동화
앨범 : 코딱지 비밀클럽 1
작사 : 심은실
작곡 : Mate Chocolate
“자, 다음 차례는 누구지?
오 그래 12번 강다운,
앞으로 나와서 발표해 보자.”
오늘도 다운이의 발표순서에는
정적만 흐르고 있어.
다운이가 오늘은 용기를 내서
칠판 앞으로 나가는 데까진 성공했지만,
다운이는 도무지 입을 뗄 수가 없어.
‘아아, 정말로 못 하겠어.
모두가 나만 쳐다보고 있잖아.
얼굴이 너무 빨개져서 빵 터져버릴 것 같아.
누가 제발 나 좀 구해줘!’
“다운아, 다운이가 만들어 온
가족신문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기만 해도
좋을 것 같아.
어때 한번 해볼까? 다운아.”
선생님은 오늘도 참을성 있게
다운이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어.
그러거나 말거나
다운이는 오른손에 들고 있는
가족신문만 괜히 만지작거리고 있어.
오늘도 다운이의 발표는
실패로 돌아갈 것 같아.
“야, 강다운 빨리 해 봐.”
“선생님, 다운이는
우리랑 놀 때는 말 되게 잘해요.”
칠판 앞에서 잔뜩 긴장한 다운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운이랑
제일 친한 녀석들이 더 난리법석이야.
“강다운 화이팅!”
친구들이 소란을 피우며
다운이의 발표를 응원해 보지만,
다운이는 끝까지 입도 뻥끗하지 않았어.
아빠는 회사원, 엄마는 동화 작가,
그리고 귀찮은 동생이
두 명이나 있다는 이야기만 하면 되는 건데
다운이는 결국 오늘도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는 데 실패했어.
"자 얘들아, 이제 그만.
다운아 다음번에 다시 도전해 보자.
다운이는 그만 자리로 돌아가렴."
선생님의 허락이 떨어지자
다운이는 바닥에 시선을 고정한 채
자기 자리로 돌아왔어.
다음 순서인 하명이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발표를 시작했지만,
다운이의 귀에는 자기 심장이
눈치 없게 쿵쾅거리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아.
'오늘도 실패야. 으휴 정말,
나는 구제 불능인가 봐.'
고민에 빠진 다운이는 조심스레
좌, 우를 살폈어. 하은이도 승재도
앞만 바라보고 있는 걸 확인했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걸 재차 확인하고서
다운이는 오른쪽 두 번째 손가락을
콧구멍으로 가져갔어.
오늘따라 유독 콧구멍이
더 간지러운 것 같아.
간질간질 간지르르.
다운이는 깊은 동굴에서
보물을 캐내듯이 코딱지를
살살 파내기 시작했어.
작고 동그란 코딱지 하나,
납작하고 커다란 코딱지 하나,
그리고 코끝을 찡하게 울린 다음에야 나온
마지막 길쭉한 코딱지까지.
오늘은 아주 잠깐인데도 코딱지를
세 개나 파냈어.
친구들에게 이런 모습을 들키면 안 되니까
다운이는 조심조심 코딱지 세 개를
살살 굴려서 하나로 뭉쳤어.
그리고 하나로 뭉쳐진 코딱지를
조심스럽게 바지 주머니에 쓰윽 밀어 넣었지.
친구들에게 들키면 부끄러워질 거라는 걸 알지만
다운이는 잔뜩 긴장이 될 때면
코딱지를 파내는 걸 멈출 수가 없어.
그럴 때 있잖아. 신나게 뛰다가
벌러덩 넘어져서 너무 아프고 창피한데,
엄마 품에 꼬옥 안기면 아픔도
금세 사라지고 위로를 받는 것 같을 때,
그럴 때랑 비슷한 기분인 것 같아.
다운이도 온 마음이
긴장으로 뒤덮이면 자기도 모르게
코딱지를 찾아가 위로를 받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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