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던 여름비 오는 날
물웅덩이를 찾아다니던
기억 속 어린아이의 노란 우비가
어느새 작아지고
남의 시선을 끄는 노란 옷
도시의 무채색을 닮아가
우산 없이 즐기던 나는 눈치 앞에
한없이 작아지고
어쩔 수 없는 척, 너무 바쁜 척하지 않아도 돼
아무도 신경 안 써
마음껏 망가져, 우린 원래 흠뻑 젖는걸
좋아했잖아
비를 맞는 게 바보 같다던 넌
물웅덩이를 뛰어다니고 있어
우산들 사일 신나게 달려가
앞이 보이지 않아도 손을 잡아줘
비가 오지 않아 외로워
모두들 퇴근길만 걱정해
현실도 모르는 낭만주의자란 말에
자꾸만 작아지고
어쩔 수 없는 척, 너무 바쁜 척 하지 않아도 돼
아무도 신경 안 써
마음껏 망가져, 우린 원래 흠뻑 젖는걸
좋아했잖아
비를 맞는 게 유치하다던 넌
결국 앞장서 끌어당기고 있어
우산들 사일 신나게 달려가
앞이 보이지 않아도 손을 잡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