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수상하더라고
오늘따라 자꾸만 내 눈치를 살피고
어쩐지 별로 말도 없고
내 입술만 따라다니는 시선
술잔을 비워봐도 통 취하질 않고
네 폰은 어색한 뒷짐에 숨겨둔 채
해방촌 어귀의 공중전화를 받아보라니
대체 무슨 꿍꿍이인 건지
사진 찍어주려나
장난스런 포즈로 선 순간
세상에 둘만 남은 것처럼
모든 게 그대로 멈췄어
아 이건 사랑의 열병일까
아직도 난 앓고 있어
멈출 수 없이 떨리던 입술과
질끈 감은 두 눈
온몸은 심장이 된 것 같고
얼굴은 달아올라 해열제도 소용없어
이대로 죽는 거 아니야 싶었어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너도 나와 같았다고 말해줘
어쩐지 수상하더라고
오늘따라 내가 좋다던 향수를 뿌리고
어쩐지 별로 말도 없고
내 어깨를 자꾸 스치는 네 손
장난을 걸어봐도 통 웃지를 않고
애꿎은 시계만 보던 게 몇 시간째
해방촌 어귀의 공중전화가 울려 퍼지네
대체 무슨 상황인 건지
낡은 수화기 너머
네 목소리 들려오던 순간
세상에 둘만 남은 것처럼
모든 게 그대로 멈췄어
아 이건 사랑의 열병일까
아직도 난 앓고 있어
멈출 수 없이 떨리던 입술과
질끈 감은 두 눈
온몸은 심장이 된 것 같고
얼굴은 달아올라 해열제도 소용없어
이대로 죽는 거 아니야 싶었어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너도 나와 같았다고 말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