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 왕자 2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백조 왕자

“내 충실한 신하야. 비밀을 지킬 수 있겠느냐?”
“네. 물론입니다. 명령만 내리십시오.”
“엘리자의 얼굴에 이 호두 기름을 바르거라.”
“네? 호두 기름이라니요?”
“호두 기름은 세수를 해도 잘 지워지지 않지. 그걸 아무도 모르게 엘리자의 얼굴에 바르고 오너라.”
“네. 오늘 밤.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하겠습니다.”
사실 그 호두 기름은 마녀인 왕비가 못된 마법을 부린 기름이었어. 다음날 왕비는 폐하 앞에서 울면서 말했어.
“흑흑, 폐하. 공주가 오빠들이 집을 나간 것이 제 탓이라며 심하게 원망을 하고 있습니다.”
왕비는 거짓으로 눈물을 흘리며 말했어.
“공주가? 우리 착한 공주가… 그럴 리가…….”
깜짝 놀란 임금님은 바로 공주의 방으로 갔어. 그런데 공주의 얼굴이 마법의 호두 기름 때문에 흉하게 변해 있는 거야.
“아니, 얼굴이...... 나쁜 마음을 먹고 있으니 얼굴이 그렇게 흉하게 변하는 것이 아니냐! 넌, 내 딸이 아니다!”
“아버지, 무슨 일인지 갑자기 제 얼굴이…….”
“듣기 싫다. 당장 성에서 나가거라!”
임금님은 엘리자의 말을 듣지도 않고 내쫓아 버렸어.
“아, 내 말을 들어주지도 않다니. 난 이제 어디로 가야할까?”
엘리자 공주는 울면서 떠돌아 다녔어.
“오빠들은 어디에 있을까? 오빠들이 보고 싶어.”
엘리자 공주는 오랫동안 헤매다 결국 길에 쓰러지고 말았지.
“아가씨, 이것 좀 먹고 기운 차려요.”
한 아주머니가 엘리자 공주에게 빵을 주며 돌봐주었어. 공주의 얼굴은 어느새 새 왕비의 마법이 풀려서 예전의 예쁜 얼굴로 돌아와 있었어.
“아주머니, 혹시 이 근처에서 열한 명의 왕자들을 보지 못했나요?”
“왕자들은 못 보았지만 저쪽 호숫가에서 열한 마리의 백조를 보았지요. 그 백조들은 특이하게도 왕관을 쓰고 있답니다.”
아주머니의 말대로 호숫가에는 백조들이 있었어. 백조들은 엘리자 공주를 보자 곧바로 날아왔어. 해가 지기 시작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 백조들이 열한 명의 왕자로 변한 거야.
“아, 오빠들이 백조로 변해 있었군요!”
“우린 낮에는 백조로, 밤에는 사람으로 변하는 마법에 걸려 있어. 어느 날 갑자기 모두 마법에 걸렸단다. 엘리자, 앞으로는 우리와 함께 있자.”
다음 날 아침 백조들이 나무줄기를 잔뜩 물어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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