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 (inst.)

연희다방


계절은 마음 한 켠에
흩뿌린 듯이 내려앉아
이곳저곳에서는
코를 간질이는 꽃 숨이 가득
그 바람 앞에 멈춰 섰을 때
그 향기가 꼭 숨에 묻어오면
한들한들 거리던
당신의 옷자락 잡던 손이
난 이렇게 봄 아래 서서
꽃바람을 기다리고 있나
손을 뻗어 허공에 저으면
다일 듯 다이지 않는 사람아
옛 노래처럼 흐려졌을 때
그리움에 웃음이 묻어오면
한들한들 거리던
얄미운 봄바람도 무뎌질까
난 이렇게 봄 아래 서서
꽃바람을 기다리고 있나
손을 뻗어 허공에 저으면
다일 듯 다이지 않는 사람아
단 한 번도 더 볼 수 없나
그 노래를 청할 수 없을까
손을 뻗어 허공에 저으면
그날 그때처럼 안길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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