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뱅이굿(2)

김종조


김종조는 평양 용강 출신으로 배뱅이굿을 처음 만들었다고 전하는 김관준의 아들이다. 그는 아버지에게서 배뱅이굿을 배웠다고 전한다. 김종조는 아버지에게 배뱅이굿을 비롯하여 각종 소리를 배웠다 하는데, 일제때 서도소리로 이름을 떨치었고 최순경과 더불어 가장 많이 알려진 서도소리 명창이기도 하다. 그의 소리를 담은 유성기음반에는 배뱅이굿을 비롯하여 수심가, 기성팔경, 초한가 등 수많은 소리가 담겨져 있다. 그의 배뱅이굿은 현재 이 빅터 음반에 취입된 것만 알려져 있다.
김종조가 빅터 음반에 취입한 배뱅이굿은 그의 아버지 김관준의 제로 보이나 김종조가 스스로 조금 변조시킨 것 같다. 우선 초앞 아니리에서 약간 신파조 대사 연기가 보이는데, 당시에 일부 판소리 명창들이 판소리 아니리에 신파조 대사 연기법을 약간 구사하여 음반에 취입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은 당시에 일시 유행하던 시류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종조의 배뱅이굿은 유성기음반 4장 8면에 담겨 있다. 배뱅이굿을 간략하게 줄여서 담았지만, 최순경.김주호의 배뱅이굿이 3장이나 2장으로 되어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일제 때 음반으로는 가장 많이 담은 것이라 하겠다.
<제2면> 여기에는 배뱅이가 죽는 대목이 담기어 있다.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상좌중 사설이 없이 몸살로 죽는 것으로 되어 있다. 부모 통곡하는 소리가 판소리 서름조와 비슷하여 판소리 명창의 소리를 방불케 한다.

원반 : Victor KJ-1257-B
녹음 : 1938. 3. 18

(아니리)
눈 번쩍 뜨고 보니, 자기 모친은 아무것도 모르고 눈이 말개 바느질만 하고 앉었는디, 어머니 손목을 힘있게 부여잡더니 마지막 가는 길에 최후의 유언이었다.
“어머니 나는 가요.”
“쟤가 아침에 뭐 좀 먹으내리끼 먹지 않더니 군소리 하는구나. 아가, 정신차려라.”

(창 : 서름조)
“아이고 어머니도 답답합니다. 어머니 아버지 기른 은혜 만분지일이라도 갚잡더니, 저는 가요, 나는 가요, 아버지 약 지러 갔다 오시는 거동 못 보고 간단 말씀이 웬 말이요.”
어머니 손목을 힘있게 잡고 흐느껴를 울더니,

(아니리)
사람이 죽을래니낀 분한없이 죽어서 이 세상을 영별하고 마는디, 배뱅이 어머니 이불 막 씌어놓고 문밖에 나서 전후사를 생각하고 서 있을 적에, 배뱅이 아버지 원님 지니간 담에 나팔 분다고, 약첩이나 지 가지고 투드럭거리며 오더니,
“제 잡디까?”
“자나 붑디다.”
“들어가 깨워보오.”
흔들러보니 아래 위가 빳빳하지.
“얘가 왜 장작개비를 먹었나. <동태 지물에 너위 이 모냥이야.> 정월 밑달에 굳은 떡장 모냥으로 되었나. 아가 일어나거라.”
이불 벳기고 보니 잠든 듯이 죽었으니, 배뱅이 아버지 어찌 기가맥히던지 이불가지고 <헌 소가 비지기듯> 삐쭉삐쭉, 지어 왔던 약을 문밖으로 와르르르르르

(창 : 서름조)
내던지더니, 우르르르 달려들더니, 딸의 신체를 와그르르르르 부여잡더니 방성대곡 울음을 우는디,

(아니리)
사람이 울음이 너무 교집해 놓으면 남이 흉볼지도 모르고 제 마음대로 울겠다.
“내딸 배뱅아! 죽단 말이 웬 말이냐. 니가 죽고 나 살았으면 우리 집안은 바로 될 것,”
부인.
“여보시오, 영감 바로 되지 않았어요? 걔 죽고 영감이 살았으니.”
“총망중에 꺼꾸로 놓았지 그럴 리가 있소. 내가 죽고 저 살아서 우리 집안을 바로......”
부인은 대범하던 모냥이었다.
“여보시오 영감, 사자는 불가부생으로 죽은 자식 다시 일어나 아버지 우지마십시다 위안드릴 리 만무해, 그러니, 너머 그러지 말고 장사나 훌륭하게 집시다. 돈은 두셨다 무엇에다 씁???”
“부인 마음대로 하구려. 나는 아무것도 모르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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