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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30. 음악도시

그 남자...♂ 내가 보낸 네통의 편지 끝에 그녀에게 온 답장 한통... 클릭해보면 그 내용은 딱 두줄입니다... 내 편지를 받고 조금 놀랐다고... 어쨌든 잘 지내길 바란다고... 제목도 없는 메일을 보고 있자니 그녀가 내 편지를 받고 얼마나 이상하게 생각했는지 짐작이 갑니다... 아마도 내가 다시는 연락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겠죠? 그렇게 완벽하게...

2004.09.09. 음악도시

그 여자...♀ 어~ 왔어? 놀랐지? 음~ 나 왠일로 일찍 왔지~? 너보다 내가 먼저 나온 거 십년만에 처음일 거야, 그치? 어~ 왜 만나자고 했냐면은 향수 하나만 골라달라고... 그 사람한테 향수 사주고 싶은데 내가 남자 향수를 잘 몰라서... 야, 아휴~ 일단 밥부터 먹자! 나 배고파~ 있잖아~ 나 요샌 지각도 잘 안 한다~? 아침에 막 일찍 일...

그남자&그여자 5 음악도시

그 남자...♂ 긴 머리 치렁치렁한 그녀... 오늘은 어쩐일로 모자를 쓰고 나타났습니다~ "어유~ 모자 썼네? 야~ 진짜 안 어울린다..." 나는 농담이라고 한 말이었는데 그녀는 얼굴이 빨개집니다. 자기도 안 어울리는 거 아는데 머리를 안 감아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안그래도 안 쓰던 모자를 써서 머리가 답답해 죽겠다구요~ "에이~ 머리 안감으면...

2004.11.11. 음악도시

그 남자...♂ 아니~ 안 취했어. 그런데 왜 이 시간에 전화했냐고~? 왜~? 이 시간에 전화도 하면 안되니? 너는 맨날 화나는 일 있으면 새벽에도 나한테 전화했었잖아. 그래... 내가 하나만 물어보자. 너는... 내 말을 다 믿었니? 정말로? 어떻게 믿을 수가 있어~?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정말 몰랐어? 나는 자다가도 니가 나오라면 뛰어 나가는데....

2004.08.24. 음악도시

그 남자...♂ 여자들은 늘 자신들이 사소한 것에 상처를 받는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여자들은 그 말 때문에 받는 남자들의 상처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나의 그녀는 자주 '예전에...' 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예전에 여기 왔을 때 맛있었는데... 주방장 바꼈나보다." "예전에 여긴 조용했었는데... 지금은 사람이 너무 많네?" "...

그남자&그여자5 음악도시

그 남자...♂ 긴 머리 치렁치렁한 그녀... 오늘은 어쩐일로 모자를 쓰고 나타났습니다~ "어유~ 모자 썼네? 야~ 진짜 안 어울린다..." 나는 농담이라고 한 말이었는데 그녀는 얼굴이 빨개집니다. 자기도 안 어울리는 거 아는데 머리를 안 감아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안그래도 안 쓰던 모자를 써서 머리가 답답해 죽겠다구요~ "에이~ 머리 안감으면...

그남자& 그여자8 음악도시

그 남자...♂ 아니~ 안 취했어. 그런데 왜 이 시간에 전화했냐고~? 왜~? 이 시간에 전화도 하면 안되니? 너는 맨날 화나는 일 있으면 새벽에도 나한테 전화했었잖아. 그래... 내가 하나만 물어보자. 너는... 내 말을 다 믿었니? 정말로? 어떻게 믿을 수가 있어~?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정말 몰랐어? 나는 자다가도 니가 나오라면 뛰어 나가는데....

그남자&그여자1 음악도시

그 남자...♂ 야, 너 왜 그래~? 장난치지마~ 니가 웃지도 않고 말하니까 꼭 진짜 같잖아~ 아이,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그저께도 같이 밥 먹었는데... 주말에도 같이 영화 봤는데... 그리고 지난 주에는... 어, 지난 주에는 나 시험 치느라고 바빠서 못 만났구나~ 하지만 그거는 시험 때문이었고... 어쨌든... 어쨌든 너, 어제 통화할 때도...

2004.10.27. 음악도시

그 남자...♂ 내가 마음을 받아달라고 말한지,,, 그리고 그녀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해보겠다고 말한지,,, 연락하겠다고 말한지,,, 2주가 지났습니다... 긴 시간이었죠... 너무너무 긴 시간... 난 핸드폰이 내 몸인양 지니며 천번도 더 전화하고 싶었지만 보채는 사람처럼 보일까 문자메세지 한통 보내질 않았습니다... 그러다 오늘 보름째가 되는 날 ...

그남자&그여자7 음악도시

그 남자...♂ 오늘 나... 하루종일 방을 뒤졌다...? 니가 준 거... 되게 짧고 가느다란 볼펜... 그거 찾느라고... 니가 그거 나한테 줬었잖아~ 혹시 그것도 기억 못하는 건 아니지? 왜~ 지갑 속에 쏙 들어가서 가지고 다니기 좋을 거라고... 내가 손에 뭐 드는 거 싫어하는 건 알지만 그래도 사람이 펜 하나는 들고 다녀야 된다고... 너도...

그남자&그여자2 음악도시

그 남자...♂ 이 골목에서 한번쯤 그녀를 업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때 둘이서 소주 한병을 알뜰히 취한 채로 손을 잡고 골목을 걷다가... 그러다가 그녀가 휘청했을 때 주위를 둘러봤는데 아무도 없었을 때... 몇번쯤은 말도 꺼내 봤었죠... "저기... 업혀~! 아, 얼른, 얼른 업히라니까~!" 하지만 그녀는 싫다고 했어요... 그녀 말로는 무거워...

2004.10.07. 음악도시

그 남자...♂ 희망 싹 버려~ 야! 기다리기는 무슨... 변하지 않기는 개뿔이... 야~ 내가 군대 먼저 갔다 온 인생 선배로서 딱 얘기해주는 건데... 야, 다 정리하고 가~ 그게 최고야... 아니, 너는 왜 그 만고불변의 진리를 부정하려 그러느냐고... 어~? 눈 앞에서 멀어지면 그걸로 끝이야~ 야, 그건 지구가 둥근 거하고 이 비슷한 진리값을...

그남자&그여자6 음악도시

그 남자...♂ "뭐할까? 넌 뭐 하고싶은 거 없냐?" 만나긴 만났는데 그녀도 나도 딱히 하고싶은 건 없습니다... 그렇다고 밥을 먹기엔 이른 시간... 우리는 영화를 보러 갈까 합니다... 주말 오후... 볼만한 것은 이미 다 매진되었고, 우리 중 아무도 예매한 사람은 없었으니 그저 표가 남아있는 영화를 봅니다... 뭐 예상대로 영화는 지루했지만 ...

2004.08.25. 음악도시

그 여자...♀ 어, 왜? 어, 텔레비전 보고 있어. 어... 어, 어, 어... 어, 뭐라구? 아, 미안... 아, 잘못 들었어. 어, 못 들었어... 다시 말해봐~ 뭐라구? 어어... 오오오오~ 지금 둘이 뽀뽀할 건가봐~ 으아~ 어떡해~ 아, 미안미안미안~ 어, 이거? 아니... 뭐 목숨 걸고 보는 것까진 아니고 그냥 보는거지, 뭐... 재밌잖어...

2004.10.28. 음악도시

그 남자...♂ "야, 너 잘 만났다~ 너 요즘 연애한다면서? 야, 난 있잖아, 그... 이제껏 기적은 믿지 않았었다? 근데 요즘 믿잖아~ 이건 완전 미라(클)... 아!!! 아우~ 야, 아퍼!!! 야, 너 걔도 그렇게 때리냐? 씨... 아아아아~ 알았어, 알았어~ 때리지마~ 아니... 아이~ 실은... 내가 뭣 좀 물어보려고... 그래도 니가 그....

2004.09.20. 음악도시

그 남자...♂ 흰 수염 고래의 까만 등 같아요~ 흰 수염 고래의 까만 등? 그건 세상 모든 것에 다정했던 당신이 까만 밤에 비에 젖은 아스팔트에게 붙여준 별명이었죠... 지금처럼 비오던 밤... 우리는 그 날도 늦도록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을 테고... 당신은 창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리길... "밤에 비 맞은 아스팔트는 흰 수염 고래의 까만 등... ...

2004.10.11. 음악도시

그 남자...♂ 뭐하냐...? 뭐해? 혼자 일찍 집에 가니까 좋냐? 좋아? 허~ 얼씨구~ 주무셨어요? 어이구~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그래 뭐 잠도 자고 나혼자 냅두고 집에 가니까 되게 좋았겠구나~? 치~ 너... 잘 들어~ 있잖아... 내가 오늘... 술값 쫘악~ 쐈다~ 너 화났지? 화났잖아~ 하하... 화났을 거야... 빨리 말해봐~ 너 맨날...

2004.10.18. 음악도시

그 남자...♂ 이 여자가 요즘 유난히 자주 쓸쓸해한다는 걸 남자는 압니다... 그리고 그 쓸쓸함을 방해해선 안된다는 것도 남자는 압니다... 가끔 여자가 길게 한숨을 쉬면 남자의 가슴도 덩달아 횡해지지만... 그래도 남자는 며칠 전 여자의 부탁대로 귀찮게 뭘 물어보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그것이 혈액형인지, 별자리인지... 혹은...

2004.10.05. 음악도시

그 남자...♂ 술 취해 정신없이 자다 깬 새벽... 속은 쓰리고... 멍한 채 또 담배를 찾게 되고... 불도 붙이지 않은 담배를 물고서 한참을 있다가 물을 마시려 몸을 일으켜 보면... 휘청~ 중심도 못 잡는 두 다리에... 거울에 비치는 건 벌겋게 충혈된 눈동자... 담배, 술... 다 마음만 먹으면 끊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고, 중독되는 건...

2004.08.31. 음악도시

그 남자...♂ 떨어져 있기 싫다면서 1박 2일 답사도 가지 말라고 하던 그녀가... 갑자기...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점심 시간 급한 일이 생겨서 내가 그녀와 점심을 먹지 못하면 혼자서는 밥도 못 먹어서 하루종일 쫄쫄 굶던 그녀가... 갑자기... 혼자 밥 먹는 게 편하다고 합니다... 영화를 볼 때면 주인공 대사를 들을 수도 ...

2004.11.03. 음악도시

그 여자...♀ 짜증나~~ 뭐야, 정말~ 나 오빠랑 다니기 싫어~ 그건 뭐야~~~ 아우~ 너무 멋있잖아~~ 오빠 무슨 패션디자이너야? 무슨 센스 이렇게 뛰어나고 그래~? 아우~ 오빠 짱! 그리고 몸매만 해도 그래~ 솔직히 몸매가 좋으니까 뭘 입어도 모델같잖어~ 뭐야 뭐야 뭐야~ 오빠는 모델도 아니면서 이게 뭐냐고~~ 그리고 정 이런 식으로 나올 거면...

2004.10.13. 음악도시

그 남자...♂ 야~ 날씨 좋다~ 자기야~ 우리 여기서 저기까지 한번 달리기 내기해볼까? 왜긴~ 그냥 기분도 좋고, 날씨도 좋고... 싫어? 싫어? 왜~~~? 뭐? 피곤해? 뭐야~ 나랑 같이 있는 게 피곤하다는 거야? 그런 거야~? 뭐? 그럼 그냥 뛰자고? 외로워도 슬퍼도 캔디처럼 막 웃으면서 파란 하늘 향해서 달리겠다고? 뭐야~ 너 지금 제정신이 ...

2004.08.30 음악도시

그 여자...♀ 혹시 졸려요? 아니... 눈이 좀 졸린 거 같기도 하고... 아이, 아니에요~ 졸린 눈이라뇨~ 그쪽 눈이 얼마나 예쁜데요... 솔직히 볼 거 눈밖에 없는데요? 아니, 이거는 아니고... 하여튼! 나는 남자들이 눈 막 부리부리하면 그것도 별로더라? 예전에요, 내가 아는 남자 중에 그니까 눈이요, 이~~~따만한 애가 있었거든요~ 예? 아...

2004.11.02. 음악도시

그 여자...♀ 그 사람이 내게 주말에 무얼 할 거냐고 묻습니다... 순간적으로 튀어나오는 "어! 정말요?" 라는 말을 간신히 참고는 약 4초 동안 그 사람의 머릿속을 헤엄쳐봅니다... 나한테 왜 그런 걸 물어보는 걸까요? 1번. 나랑 주말에 만나고 싶어서... 그러니까 나랑 만나서 밥 먹고, 영화 보고, 차 마시고, 이야기하고 싶어서... 그렇다면...

2004.11.09. 음악도시

그 남자...♂ "뭐할까? 넌 뭐 하고싶은 거 없냐?" 만나긴 만났는데 그녀도 나도 딱히 하고싶은 건 없습니다... 그렇다고 밥을 먹기엔 이른 시간... 우리는 영화를 보러 갈까 합니다... 주말 오후... 볼만한 것은 이미 다 매진되었고, 우리 중 아무도 예매한 사람은 없었으니 그저 표가 남아있는 영화를 봅니다... 뭐 예상대로 영화는 지루했지만 ...

2004.11.01. 음악도시

그 여자...♀ 어? 아~ 이거? 커피 자국이야~ 글쎄~ 쏟았을 때 바로 세탁소에 가져갔음 모를까 이젠 안 지워질 걸? 꽤 됐거든... 아니, 안 지워져도 괜찮아~ 일부러 놔둔 거니까... 보기에는 뭐 좀 흉하겠지... 난 이거 좋아~ 그 사람이 쏟은 거거든... 나한테 이거 하나 남겼네? 아, 하나 더 있다! 이거 볼래? 여기 내 손등에~ 아, 이...

2004.09.06. 음악도시

그 남자...♂ 야... 그렇게까지 해야되냐? 그거 너무 오바 아니냐? 그지~ 오바 아니지? 그래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긴 뭘 썰어... 그러다 괜히 손 다치면 어떻게 하라고... 아이~ 그냥 있을래... 솔직히 자존심도 상하잖아~ 그때 내가 얼마나 싫은 티를 냈는데... 아니지 야~ 내가 킹카를 몰라 봤던게 아니라 그땐 진~짜 영...

2004.11.15 음악도시

그 남자...♂ 야~ 됐어! 아이~ 야, 됐고, 시끄럽고~~~ 넌 이제 두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되~ 너 오늘 일 만회할 만큼 진짜 괜찮은 여자 소개해줄래, 아니면... 나한테 맞을래~? 뭐? 그 여자가 괜찮아? 하~~~ 야! 야,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나도 좀 알자~ 도대체 어디가 괜찮아, 어디가~~~? 하~ 성격~ 야, 성격 하난 끝내줘? ...

2004.10.04. 음악도시

그 남자...♂ 적당히 맑은 날의 오후... 버스 차창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면 파아란색 하늘 속에 푸들을 닮은 흰 구름 하나가 떠 있습니다... 어... 저건 머리, 저건 몸통, 저건 다리... 아~ 구름이 어떻게 저렇게 생겼을까? 참 신기하네? 나는 구름이 사라질새라 그녀에게 문자 메세지를 보내죠... "저 하늘에 푸들 있다! 하하~ 하늘 좀 보세...

2004.10.12. 음악도시

그 남자...♂ 너는... 마음이 허하면 말이 헛나오고,,, 자신이 없으면 말을 두번씩 하고,,, 진심이 아닐 땐 '진짜'라는 말을 덧붙이지... 오늘 너는 너답지 않게 쓸데없는 말을 많이 했었는데... 너도 얼마쯤은 마음이 허했던 걸까? 너 나한테 좋은 사람 생길 거라고 두번씩이나 말했지...? 너 스스로도 확신 없이 한 말이었겠지만,,, 나한테도...

2004.08.30. 음악도시

그 여자...♀ 혹시 졸려요? 아니... 눈이 좀 졸린 거 같기도 하고... 아이, 아니에요~ 졸린 눈이라뇨~ 그쪽 눈이 얼마나 예쁜데요... 솔직히 볼 거 눈밖에 없는데요? 아니, 이거는 아니고... 하여튼! 나는 남자들이 눈 막 부리부리하면 그것도 별로더라? 예전에요, 내가 아는 남자 중에 그니까 눈이요, 이~~~따만한 애가 있었거든요~ 예? 아...

2004.11.04. 음악도시

그 여자...♀ 니가 친구들 앞에서 그랬잖아... 내 어디가 좋냐는 말에 넌 무지 자랑스런 얼굴로... "얘는 다른 여자하곤 좀 달라~ 이때까지 한번도 나한테 잔소리 한 적 없고, 한번도 짜증도 안 냈다~!" 니 그 한마디 때문에 그랬어... 내가 다른 여자하고 똑같아지면 니가 나 안 좋아할까봐 난 아무 것도 말 안하고 있었어... 더 말해볼까? 맨...

2004.09.08. 음악도시

그 남자...♂ 내가 좋아하는 소리가 몇가지 있지... "다녀오겠습니다! 저 늦을지도 몰라요~" 붕붕 날아다니는 내 목소리... 끼익~ 내가 탈 버스가 도착하는 소리... "다음 내리실 곳은 광화문, 광화문입니다." 버스가 목적지에 도착하는 소리... "준이야~!" 거리 한가운데서 내 이름을 부르는 반가운 친구의 목소리... "야~ 은주 너 진짜 오...

2004.10.19. 음악도시

그 남자...♂ 편해지는 방법...? 글쎄... 제일 편했던 건 너하고 만나기 전이었어... 외로워 죽겠다고 궁상 떨고,,, 지나가는 커플들 미워하고,,, 친구들 데이트 훼방 놓고 그렇게 살았어도 속은 참 편했거든... 한밤중에 담배가 떨어지거나, 택시비가 모자랄 때... 그럴 때 빼곤 속이 타들어가는 일이 없었지... 근데... 굳이 순위를 매긴다...

2004.09.07. 음악도시

그 남자...♂ 아마 욕심나서 그럴거야~ 니가 이러는 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밖에 없는 거 같아... 이때까지 그냥 멀쩡하게 잘 지내왔는데... 이제와서 갑자기 니가 나 좋아한다는 게... 말이 안되잖아~ 내가 갑자기 변한 게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아마 욕심나서 그럴거야... 다들 너 좋아하는데 ...

2004.10.14. 음악도시

그 남자...♂ 키가 되게 작았어요... 나랑 서면 이~만큼 차이 났거든요... 정확히 몇센치였는지는 모르죠... 헤~ 안 물어봤어요... 아! 한번은 내가 30센치 자를 들고 키 재보자고 덤볐던 적이 있는데... 발끈하면서 진짜 싫어하더라구요~ 뭐, 그 다음부터는... 근데 처음 한 동안은 정말 키가 작다는 걸 몰랐어요... 내내 같이 다니면서두요...

2004.09.01. 음악도시

그 남자...♂ 매미소리가 잦아든 밤... 꿈결처럼 컹컹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옆집 강아지가 짖나보다... 혹시 누가 찾아온 걸까? 그때처럼 그녀가 갑자기 찾아온 걸까? "놀랐지~? 놀라게 하려고 전화도 없이 왔어~" 그때처럼 나를 찾아온 건 아닐까? 나는 베개에서 귀를 떼곤 그 소리에 집중한다... 하지만 제대로 들어보면 그 소리는 내 방과...

2004.10.06. 음악도시

그 남자...♂ 어제 그런 일이 있은 후에... 그녀와 완전히 헤어진 후에... 사실 먼 곳으로 떠나고 싶었지만... 시간도, 돈도... 그래서 가까운 곳으로 여행... 여행은 아니네요... 그냥... 서울이 아닌 곳으로 왔습니다... 한시간만 달려도 이렇게 조용한 세상이 있었다는 게 참 놀랍습니다... 뭐든 그런가보죠??? 그 중심에 있을 땐 다른...

2004.11.08. 음악도시

그 남자...♂ 긴 머리 치렁치렁한 그녀... 오늘은 어쩐일로 모자를 쓰고 나타났습니다~ "어유~ 모자 썼네? 야~ 진짜 안 어울린다..." 나는 농담이라고 한 말이었는데 그녀는 얼굴이 빨개집니다. 자기도 안 어울리는 거 아는데 머리를 안 감아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안그래도 안 쓰던 모자를 써서 머리가 답답해 죽겠다구요~ "에이~ 머리 안감으면...

2004.10.21. 음악도시

그 여자...♀ 너 나 아직도 좋아하니? 왜? 왜냐구? 이젠 그런걸 물어보는것도 우리 사이에서 어색한 일인가...? 대답하기 싫으니? 아님 곤란해? 대답이 쉽게 안나오는 건 어느 정도는 인정한다는 뜻인가...? 화났니? 미안하다, 자꾸 화나게 해서... 아무래도 나는 너한테 좋은 애인은 아닌 것 같네...? 그렇잖아~ 내가 입만 떼면 너 기분 상하잖...

2004.11.10. 음악도시

그 남자...♂ 오늘 나... 하루종일 방을 뒤졌다...? 니가 준 거... 되게 짧고 가느다란 볼펜... 그거 찾느라고...니가 그거 나한테 줬었잖아~ 혹시 그것도 기억 못하는 건 아니지? 왜~ 지갑 속에 쏙 들어가서 가지고 다니기 좋을 거라고...내가 손에 뭐 드는 거 싫어하는 건 알지만 그래도 사람이 펜 하나는 들고 다녀야된다고 너도 알겠지만....

2004.09.02. 음악도시

그 남자...♂ 기다리는 건 일도 아니지... 어쩌면 평생 너 만나려고 이렇게 살았는지도 모르는데... 좀 더 기다리는 건 일도 아니지... 허송 세월 하면서 시간 보낼 수 있는 방법 많아... 허송 세월이지... 너 없이 근근히 어떻게 어떻게 살아야 되는 거니까... 어쩔 땐 외로움 같은 거 지루함 같은 거... 그런 것들 피할 수 있는 방법......

2004.09.23. 음악도시

그 남자...♂ 편한 운동화 한켤레 사야겠다... 결심한지가 벌써 몇주... 그 후론 지나가는 사람들 보면 운동화밖에 보이질 않죠...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오늘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신발만 바라보는데 한순간 아주 낯익은 구두가 보였습니다... 흔하지도 않은 모양인데...? 혹시...? 하지만 고갤 들어 얼굴을 확인할 사이도 없이 그 발은 나를...

2004.10.26. 음악도시

그 남자...♂ 이 골목에서 한번쯤 그녀를 업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때 둘이서 소주 한병을 알뜰히 취한 채로 손을 잡고 골목을 걷다가... 그러다가 그녀가 휘청했을 때 주위를 둘러봤는데 아무도 없었을 때... 몇번쯤은 말도 꺼내 봤었죠... "저기... 업혀~! 아, 얼른, 얼른 업히라니까~!" 하지만 그녀는 싫다고 했어요... 그녀 말로는 무거워...

2004.09.21. 음악도시

그 남자...♂ 아까 내가 아무래도 제대로 표현을 못한 거 같아서... 이대로 있으면 또 한번 오늘 같은 상황이 생길 거 같아서... 그래서... 불편한대도 전화했어... 아까 내가 요즘 널 피하는 거 같다고 니가 그렇게 말했을 때... 솔직히 나는 마음이 너무 뜨끔거려서 일단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거든...? 그래서 그냥 이렇게 저렇게 말했던 거...

2004.10.25. 음악도시

그 남자...♂ 야, 너 왜 그래~? 장난치지마~ 니가 웃지도 않고 말하니까 꼭 진짜 같잖아~ 아이,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그저께도 같이 밥 먹었는데... 주말에도 같이 영화 봤는데... 그리고 지난 주에는... 어, 지난 주에는 나 시험 치느라고 바빠서 못 만났구나~ 하지만 그거는 시험 때문이었고... 어쨌든... 어쨌든 너, 어제 통화할 때도...

2004.10.20. 음악도시

그 남자...♂ 그죠? 너무 예쁘죠~? 원래 '예쁘다'라는 말이랑 '너무'라는 말은 같이 쓰는 거 아니라는데... 그런데 나한테는 너무 예뻐요~ 나는요, 그녀가 맨날 그렇게 조근조근하게 예쁜 목소리로 말하는 게 서운할 때가 있어요... 아니~~~ 나도 남들한테는 목소리 좋다는 얘기 많이 듣거든요... 지금 들으면 알겠지만...? 근데 그녀 앞에서는요...

2004.09.22. 음악도시

그 남자...♂ '어? 언제 왔지?' 그림자도 날씬한 눈부신 오후 다섯시... 남자가 잠시 다른 곳을 보는 사이 등 뒤로 서있는 여자... 마치 오래전부터 서있던 것처럼... 하지만 숨을 할딱거리며 여자가 남자를 올려다봅니다. "뛰어 왔어요? 안 그래도 되는데..." 남자의 말에 여자는 흠칫 놀라며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봅니다. 남자는 그걸 왜 모르냐...

2004.08.26. 음악도시

그 남자...♂ 옛날 옛날에 한 부자가 살았는데 그 부자가 어느날 어느 목장으로 여행을 갔어. 그런데 거기서 너무 너무 예쁘게 생긴 강아지를 봤다. 그 강아지는 양떼를 모는 일을 하고 있었어. 그래, 양치기개... 그런데 부자가 보기엔 그 양치기개가 너무 힘들어 보이더래. 맨날 사람들이 먹다 남은 밥이나 먹고, 컹컹 짖느라고 목도 쉬어있고... 그래...

그남자&그여자4 음악도시

그 남자...♂ "야, 너 잘 만났다~ 너 요즘 연애한다면서? 야, 난 있잖아, 그... 이제껏 기적은 믿지 않았었다? 근데 요즘 믿잖아~ 이건 완전 미라(클)... 아!!! 아우~ 야, 아퍼!!! 야, 너 걔도 그렇게 때리냐? 씨... 아아아아~ 알았어, 알았어~ 때리지마~ 아니... 아이~ 실은... 내가 뭣 좀 물어보려고... 그래도 니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