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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그리는 춘향이 (하루가고)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하루 가고 이틀 가고 열흘 가고 한 달 가고 날 가고 달 가고 해가 지낼수록 임의 생각이 뼈 속으 든다. “도련님 계실제는 밤이 짤루어 한일러니, 도련님 떠나시든 날부터 밤도 질어서 원수로구나. 도련님 계실 적으 바느질을 허노라면, 도련님은 책상 놓고 소학 대학 예기 춘추 모시 상서 백두시를 역력히 외어가다, 나를 흘끗 돌아보고 와락 뛰어 달...

춘향이 무색허여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 춘향이 무색허여 잡었든 손길을 시르르르르르 놓고 뒤로 물러 나앉으며 내색 섞어 허는 말이, “내 몰랐소, 내 몰랐소, 도련님 속 내 몰랐소. 도련님은 사대부댁 자제요, 춘향 나는 천인이라.

네가 날 오기만 기대려라 (춘향이 여짜오되 어머니 우지말고) 모보경, 이상호

그 수 밖에 도리가 없네” 춘향이 이 말 듣더니 “아이고 어머니 도련님이 오직 답답허고 민망허여 저런 말씀을 허시겄소” [중모리] 춘향이 여짜오되, “어머니 우지 말고 건넌방으로 건너가오. 도련님 내일은 부득불 가신다니 밤새도록 말이나 허고 울음이나 실컷 울고 보낼라요.” 춘향 어모 기가 맥혀 “못허지야, 못허지야. 네 맘대로는 못허지야.

애부라니 당치 않소 (춘향이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올라가 아미를 숙이고 요만허고 서 있으니, “게 앉거라. 과연 듣던 말과 같다. 명불허전이로다. 네가 이 서방을 위하여 수절한다지? 그것 참 가소로운 일이다. 그 양반 가신 후 너 같은 미색을 그냥 두었을 리 있겠느냐? 응당 애부가 있을테니 관속이냐 건달이냐? 어려이 생각말고 바른대로 말해라.”

부끄러운 춘향이 (춘향 앞으로 들어가며)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부끄러워 아니 오랴 허니 도련님이 뭉그적 뭉그적 뭉그적 들어가서 한 손은 들어 춘향의 머리를 만지고 또 한 손은 들어 춘향의 애목을 에후리쳐 담쑥 안으니 춘향이 속으로 웃으며, “사또님 아시면 어쩔라고 이러시오?” “오냐, 사또님은 염려마라. 사또님은 내 연치에 나보담도 훨씬 더 허셨단다.”

춘향이 사또전에 불려간다 (행수기생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 대문에 이리 했다고 허나 그랬을 리가 있으리요. 춘향같은 열녀가 죽으면 영 죽었지, 사령에게 사정할 리도 없으려니와, 사또가 춘향에게 혹헌 마음 사령을 보내어 잡아오라 했을 리가 있으리오. 춘향모를 시켜 아무리 달래여도 영영 안 들으니 교방청 여러 기생들을 불러 놓고 분부 허시되, “너희 중에 누가 춘향을 불러 오겠느냐?” 허시니 행수 기...

한양서 만나자는 춘향이 (건장헌 두패쪼군)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반겨 허며, “아이고, 그럼 댁에는 경사 나겼소 그려. 내 평생 원일러니 이젠 한양 가겄구나. 도련님 너무 좋아 우시오? 남원 땅 백성들은 명관을 잃사오니 원통타 하려니와 댁으로는 경사온디 이런 경사에 춤추기는 새로이 이렇게 울음을 우시니 댁 문중에는 이런 경사에 한 바탕씩 우시는 전례가 있소? 오오, 내가 도련님 따라 안 갈까 히서 그러시오?

춘향석방 (사정이 옥쇄를)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이 말 듣더니 정신이 아찔허여, “아이고, 인자 죽는구나. 여보시오 사정 번수, 삼문 밖에나 옥문 밖에나 추포도복 헌 파립의 과객 하나 못 보았소?” “아, 이 사람아, 이 난리통에 우리 조부님도 몰라보게 되었는디 누구를 봐, 어서 나오소.” “아이고, 어디를 가겼는고?

춘향의 항변 (충신은 불사이군이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이렇듯 말을 허니 기특타 칭찬허고 그만 내보냈으면 관촌무사 좋을 것을, 생긴 것이 하 묘허니 욕심은 잔뜩 난 데다, 춘향이 거역하므로 을러보면 될 줄 알고 절자를 가지고 을러보는디, “허허 이런 시절보소. 기생의 자식이 수절이라니 뉘 아니 요절할꼬? 대부인께서 들으시면 기절하시겠다.

꿈아 꿈아 무정헌 꿈아 (비 맞은 제비같이)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춘향이 절행만 도도헌 게 아니라 효성 또한 지극한 사람이라. 저의 모친 말을 거역치 못허여 집으로 들어갈 제, [진양조] 비 맞은 제비같이 갈지 자 비틀 걸음 정황없이 들어가서, 제 방으로 들어가며, “향단아, 발 걷고 문 닫혀라. 침상편시춘몽중으 꿈이나 이루어 가시는 도련님을 몽중으나 상봉허지 생시에는 볼 수가 없구나.”

이 도령의 달램(도련님이 이 말 듣고)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기가 맥혀, “아이고 도련님, 참으로 가시오 그려. 못 허지, 못 가지요. 나를 죽여 이 자리어 묻고 가면 갔지, 살려두고는 못 가리다. 향단아, 술상 이리 가져오너라.” 술 한 잔을 부어들고 “도련님 약주 잡수. 금일송군수진취니 술이나 한 잔 잡수시오.” 도련님이 받어들고 “세상으 못 먹을 술이로다.

도련님, 이별 말이 웬말이오_ (분같은 얼굴은)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이 말을 듣더니 얼굴이 푸르락 노르락 허여지며 사생결단을 허기로 드는디, [진양조] 분같은 얼굴은 저절로 숙여지고 구름같은 머리는 스사로 흩어지고 앵두같은 입술은 외꽃같이 노려지고 샛별같은 두 눈은 동 튼 듯이 뜨고 도련님만 무뚜뚜루미 바라보며 아무 말도 못허고 한숨만 후우, 얼굴이 방재 사색이로구나.

이도령의 심사 (가벼야이)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세안으로 도련님을 잠깐 보니, 넉넉한 의사가 외화에 나타나니 군자의 거동이요, 맑은 기운이 사람으게 쏘이치니 열사으 기상이라. 춘향이 깜짝 놀래어, “향단아, 저 건너 누각 우에 섰는게 누구냐?” “통인 서고 방자 선 것 본게 이 고을 사또 자제 도련님인개비요.” 춘향이 깜짝 놀래어, “아이고, 그럼 벌써 나왔겄구나. 부끄러워 어쩔거나.”

도련님 듣주시오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대답허되, “밤 길고 잠 없어 읽기는 읽어도 뜻은 모르고 읽어요.” 말을 한번 주고받어 놓니 그제야 말문이 열렸것다. “네 성과 나이는 방자에게 들어 알었거니와 나 있는 곳 한양이요, 너 있는 곳 남원이라.

춘향 방치레 (방치레가 수수허다)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경불경 일어서니 향단이가 도련님을 모시고 방으로 들어가 상좌에 좌정허셨것다. 도련님이 춘향 방으 앉어 방안을 둘러보니, [중모리] 방치레가 수수허다. 정결한 이 간방의 영창으로 간을 막고 열선도를 붙였구나.

춘향의 꿈 (책상의 촛불을 돋우켜고)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황송허여 공손히 받어 페어 보니 허였으되. “인간지 오월 오일은 천상지 칠월 칠석이라.” 허였거날. 깜짝 놀래 깨달으니 황홀한 일몽이라. 날 밝기를 기대리어 소세를 허노라니, 저의 모친 나오더니 “오날이 일년 일차 한번씩 돌아오는 단오 명절이니 향단이를 앞세우고 조용헌 곳 찾어 가서 그네나 뛰고 놀다 오너라.”

월매의 실망 (춘향 모친 기가맥혀) 모보경, 이상호

내 딸 춘향이 영 죽었네. 칠십당년 늙은 년이 당산철륭으 엎드려서 우리 사위 잘 되라고 밤이나 낮이나 하나님 전 축수를 허였더니, 저 지경이 웬일이여? 노천이 망령 들어 살펴 주실 줄을 모르시네.” 방으로 들어가며, “아이고, 저게 웬일이여? 우리 사위 곱든 얼굴 과객 행색이 웬일인가? 조물이 시기헌거나, 귀신이 미워헌지 이 지경이 웬일이냐?”

춘향의 집 (저 건너)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가고 없다.” “가고 없으니 어쩌란 말씀이요?” “춘향 집이나 좀 일러다오.” 방자 놈이 도련님을 은연 중 골리는디, “도련님이 소인 놈보다 키가 적으신게 저기 저 높은 디 올라서서 엄지 발로 괴고 스시오.” 도련님이 춘향집 볼 욕심으로 방자 시키는 대로 허것다.

월매의 한탄 (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모보경, 이상호

향단이가 들어가 춘향을 깨워 마나님께 탄로된 말을 다 허니 춘향이 겁을 내어 저의 모친 앞에 와 벌벌 떨고 서있을 제, [진양조] 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설움이 복받치어 춘향이를 물그러미 바라보더니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네 이 천하 무상헌 년아, 늙은 에미는 너만 믿고 살었는디 너 그럴 줄 내 몰랐다.

어사또가 춘향을 찾아간다 (초경야경)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꿈이라도 무섭고 두려워 왼 몸이 오싹, 머리 끝 주삣, 소스라쳐 깜짝 놀래 깨달으니 등에서 땀이 쭈루루루루루, 부름 소리가 귀에 언뜻 언뜻 들리거날, 모친 소리를 귀신 소리로 알고 “옴급급여율영사파 쉐.” 춘향 모친 기가 맥혀, “아이고, 저것이 에미 소리를 귀신 소리로 아네 그려. 춘향아 정신 차려라, 에미가 왔다.”

해돋이 (해소식) 모보경, 이상호

이렇듯 자랑이 낭자헐 제, 그때여 향단이는 방자가 준 편지를 춘향에게 주니 춘향이 보고 깜짝 놀래어, “너 이 편지 어디서 갖고 왔냐?” “봉선화 따러 대문 밖에 나갔다가 방자가 주길래 받어 왔어요.” “이 편지 가져올 때 마나님 보셨느냐?” “마나님 모르게 살짝 가져왔어요.”

난향이 춘향을 달랜다 (적적한 심야간으)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이 말 듣고, “말인즉 옳네마는 송백죽 굳은 절행 내가 어이 훼절허리, 내 고집이 남과 달러 장차 명을 바치랴니 사또 전에 여쭙기를, 춘향을 알어보니 훼절은 고사허고 어서 박살 죽여주면 혼비중천 높이 날어 삼청동을 올라가서 이몽룡을 보겄다고 그 말이나 전허여라.”

어사또와 옥중 춘향의 상봉 (춘향이가 나오는디)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이 말 듣더니 어안이 벙벙 흉중이 콱 맥혀 한참 말을 못 허더니, 옥문 틈으로 손을 내어 빈손만 내두르며, “서방님이 오시다니, 나의 손에 잡혀주오.” 어사또 목이 메어 춘향 손을 부여잡더니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네가 이것이 웬일이냐? 부드럽고 곱든 손길이 피골이 상연쿠나.” “나는 이게 내 죄요만은, 서방님은 웬일이요?”

옥중가 (천지삼겨) ~ 일야는 꿈을 비니 모보경, 이상호

형장 맞어 죽은 귀신, 난장 맞어 죽은 귀신, 횡사 직사 오사 급사 죽은 귀신 사면에서 나오는디, 칼 쓰고 수갑헌 놈 머리 헙숙 키 큰 놈과 행주 초마 산발헌 여자 죽어 사귀 혼신, 아이 죽어 동자 혼신, 둘씩 셋씩 짝을 지어 움씰 움씰 웃음치며 훌쩍 훌쩍 울음 울며 으으으으 으으으으 히히 허흐으으 울음을 우니, 춘향이 기맥혀, “네 이 몹쓸 귀신들아, 나를

몽중가 (아무덴 줄 바이몰라)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이 말 듣고 궤자하여 여짜오되, “첩이 비록 무식허오나 고서를 일찍 보오니 부인의 높은 명망 왼 천하의 낭자키로, 어찌허여 속히 죽어 존안을 앙대헐고 주야으 불망 허였더니, 오늘날 황능묘으 뵈오니 이제 죽어 한이 없느니다.” 부인이 이른 말씀, “네가 우리를 안다허니 나의 설음을 네 들어라.

집장사령의 거동 ~ 십장가 ~ 집장사령과 구경꾼의 말 (엎졌든) 모보경, 이상호

급창이 받어 춘향에게 주니 춘향이 붓대를 들고 벌벌벌벌 떠는디, [창조] 죽기가 무서워 떠는 것도 아니요. 사또가 겁이나 떠는 것도 아니요. 한양 삼청동 이몽룡씨 못 보고 죽을 일과 칠십당년 노모 앞에 죽을 일을 생각허여, 사지를 벌벌벌벌벌벌 떨더니마는 죽어도 좋다는 한 일자 마음 심자 일심이라 드르르 긋도 붓을 던지는구나. 급창이 집어 올렸것다.

춘향모의 항변 (춘향 어머니 나온다) 모보경, 이상호

도련님 가신 후 내 딸 춘향 그릴제, 월청명 야삼경 창전으 돋은 달 왼 천하 비쳐 첩첩 수심으 어린 것이 가군 생각이 간절, 초당 전 화계상으 이리저리 거니다 불꽃같은 시름 상사 심중에 왈칵 나 손들어 눈물 씻고 북녘을 가르치며, ‘한양 계신 우리 낭군 날과 같이 기루는가? 나의 정을 옮겨다가 어느 님을 고이나?’

사또전 춘향모의 말 (춘향 어머니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향자 가진 기생들이 차례로 들어와도 춘향은 종시 없거늘 사또 물으시되, “너의 고을에 춘향이라는 기생이 있다는데 점고에 불참이니 웬일이냐?” 호장이 여짜오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춘향은 본시 기생이 아니오라 양반의 기출로 대비 넣고 물러 나와 여공만 숭상허옵다가, 구관 자제 이몽룡씨와 백년 언약허고 올라가신 후로 수절허고 있나이다.” 사또...

광한루 행차채비 (저 방자 분부 듣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숙종대왕 즉위 초에 서울 삼청동 사는 이씨 양반 한 분이 계시는디 명문거족이요, 세대 잠영지족이요, 국가의 충신지 후예라. 돈령 참봉 출륙시켜 과천 현감 임실 군수 두어 도목 지낸 후 남원부사로 제수하시니, 도임한 지 이삼삭에 선치하사 거리 거리 선정비요, 곳곳마다 칭송이었다.그 사또 자제 도련님 한 분이 계시는디, 연광은 십 육세요 용몽을 ...

어사또와 춘향모의 상봉 (허허 저 걸인아)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어! 차마 못보겠구나. 내가 선영의 덕으로 어사한 줄 알았더니, 예와 보니 춘향모 정성이 반이나 되겠구나. 저런 형상에 내가 이 모양을 하고 들어갔다가는 저 늙은이 성질에 큰 괴변이 날터이니 잠시 속일 수 밖에 없지.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 게 아무도 없느냐?”춘향모 울다 깜짝 놀래어,“향단아! 너그 애기씨가 죽게가 되니 성주 지신이 발...

광한루 풍경 (동편을 가리키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광한루 당도하야 나귀 내려 풀 뜯기고, 도련님은 누각 우에 올라서 사면 경치를 둘러보시더니, “이 얘 방자야, 처음 보는 곳이라 어데가 어데인 줄 모르겠구나. 네가 좀 일러라.” 방자 팔을 들어 역력히 고하는디,[진양조]동편을 가르치며, “저 건너 보이는 산은 지리산 내맥인디 신선 내려 노든데요.” 북편을 가르치며,“교룡 산성이 저기온디 화계...

오리정 이별 (도련님 하릴없이) ~ 술상 채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그때여 내행은 길을 뜨려고 내외가 분주헐 제, 도련님 아니 들어오니 방자 민망허여 춘향 집에 나와 보니 춘향과 도련님이 정신없이 울고 있는지라. 방자 어이없어, “도련님 어쩔라고 이러시오? 내행차는 오리정을 지내시고 사또께서는 도련님 찾어 야단나겼소. 어서 가십시다.”[중모리]도련님 하릴없이 방자으게 붙들리어 정신없이 들어가며,“춘향아, 나는...

향단의 변명 (하나는 남중문장재사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네 요년, 말히라. 바른대로 허면 이어니와 만일 둔사허는 날은 죽고 남지 못 허리라. 간밤에 애기씨가 무슨 일이 있었지? 너는 모를리 없을테니 바른대로 말해라.”이렇듯 호통허니 향단이 겁을 내어, “마나님 진정허시고 제 말씀을 들어뵈겨요. 간밤에 애기씨와 제가 바느질을 허는디 책방도련님이 나와겨서 애기씨와 말씀허시기에 저는 제 방으로 왔사오...

군로 사령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말은 허여 보옵지만 안 될 듯 허옵니다.”사또 그 말을 더 멋지게 듣고, “그러기에 저를 기특타 하지야. 나도 한 번 알면 그 사람같이 섬길테니 그 아니 기특한 일이냐? 그리고 에미 말 어찌 안듣겠느냐? 네가 잘 타일러 보아라.”이렇듯 춘향모를 시켜 사오차 달래어도 죽기로써 영영 안들으니 사또 그제는 분을 내어,“그 년 괘씸한 년이지. 제가...

교명오작선인교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좋다좋다. 호남의 제일루라 하겠다. 이 얘 방자야, 이런 좋은 경치에 술이 없어 무미허구나. 술상 이리 가져오너라.” 방자 술상 갖다놓고 술 부어 올리니 이 삼배 자신 후 취흥이 도도하야 글 한 수를 지었으되 춘향 상봉할 글을 지었것다. [시창] 교명오작선인교요, 누호광한옥경누를. 차문전생수직녀오, 지응금일아견우를.

과거장 (그때여 몽룡씨는) ~ 서리 역졸 분발 (남대문 밖 썩 내달아)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그때여 이몽룡은 춘향을 이별허고 서울로 올라가 글 공부 힘써 헐 제, 때마침 태평과를 보이는지라. 과거를 보러 들어가는디,[자진모리]그때여 몽룡씨는 서책을 품에 품고 장중 들어가 어탑을 바라보니, 홍일산 홍양산 봉미선이 완연허고, 병조판서 봉명기 도총관의 별운검과 승사각신이 늘어서 선상에 훈련대장 후상에 어영대장 유진의 금위대장 총융사 별군직...

춘향의 울음소리에 (내행차 나오려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춘향이는 이리 앉어 울음을 우는디,[자진모리]내행차 나오려고 일초 이초 삼초 헐 제, 쌍교를 어루거니 독교를 어루거니 쌍교독교 나온다. 마두병방 좌우나졸 쌍교를 옹위하야 부운같이 나오는디, 그 뒤를 바라보니 그때여 이도령은 비룡같은 노새 등으 두렷이 올라 앉어 재상 만난 사람 모냥으로 훌쩍 훌쩍 울며 나오는디, 동림숲을 당도허니 춘향의 울음 ...

임을 찾아서 갈까부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렇듯이 군로 사령들이 서슬이 퍼렇게 나가는디, 그때여 춘향은 사령이 오는지 군로가 오는지 아무런 줄 모르고 외로운 벼개 우에 벽만 안고 홀로 누워 시름 상사 울음을 우는디,[중모리]“갈까부다, 갈까부네. 임을 찾어 갈까부다. 어이허여 못 오신고? 바람도 쉬어 넘고 구름도 쉬어 넘는 해동청 보라매 모두 쉬어 넘는 동설령고개, 임이 왔다허면 나...

사령 맞는 춘향 (그럴줄 내 알었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렇듯 설리 울 제, 향단이 급히 뛰어 들어오며,“아이고 애기씨, 사령들이 떠들고 나오면서 애기씨를 부르니 아마도 무슨 야단이 났는개비요.” [단중모리]“그럴 줄 내 알었다. 홈초리나 받으리라.”치자 다래 그린 유문지호사로 머리를 바드득 졸라매고 문밖으로 나오면서 “김번수네 아저씨 박패두네 오라버니, 이번 신연에 가셨다더니 노독이나 없이 다녀...

춘향모 술상 차리는디 (강진향 교자반으)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춘향모 울다가 춘향과 향단이 우는 것을 보더니 손수 탕 치고 허는 말이,“워라 워라 워라, 시끄럽다. 울어도 소용없고 한탄해도 쓸 데 없고 소 흥정이라고 물릴 수도 없고 다른 사람 같잖애 이 골 사또 자제라 허니 좋기사 좋다. 도련님이 나도 모르게 와겨서 오직 시장허셨겄냐. 오늘 밤에 일찍 오시라고 네 기별로 왕복히라. 향단아 애기씨가 간밤에...

어사또의 형색 (각처로다)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각처로 다 분발허고 그때여 어사또는 패의 파관을 채리는디 앞살 터진 헌 망건으 박 쪼가리로 관자 달어 두 눈썹 잔뜩 눌러 두통나게 졸라매고, 철대 없는 헌 파립 버리줄 총총 매어 노갓끈을 달어 쓰고, 자락 없는 헌 베 도포 열 두 도막 잇은 띠를 흉당 눌러 잡어매고, 질목 짚신 감발허고, 주령을 끌면서 독담물을 지내어 숫고개를 얼른 넘어 한내...

춘향의 편지 내용 (백운홍수)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어사또 내려오시다 방자 허는 소리를 들으시고, “저놈이 내 앞에서 수 년 거행허던 방자 놈이 분명한데 저놈의 천성이 방정 맞은 놈인지라 내 본색을 알게 되면 누설이 될 것이니 잠시 속일 수 밖에 없지. 이 얘! 저기 가는 놈아! 여봐라! 이 얘!”“당신이 날 불렀소?”“오냐 불렀다. 이리 좀 오너라”“뭣 헐라고 불렀소?”“너 어데 사느냐?”“...

이도령의 작별인사 (도련님 하릴없이 방자으게 붙들리어) ~ 달만큼 보이다가 (저 방자 미워라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방자 보다 답답허여,“도련님 어쩔라고 이러시오? 점잖허신 도련님이 이별을 허실라면, ‘춘향아 잘 있거라’, ‘도련님 잘 가시오’ 아 그 단 두 마디만 히도 그 속이 천지 우랑의 장마 물속인디 이게 벌써 며칠이요. 바로 명춘에 가신다 히도 떠나실 때는 항상 이러실테니 인자 그만 가십시다. 향단아! 너그 애기씨 조깨 붙들어라.”[중모리]도련님 ...

긴 사랑가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도련님 앞에 놓고,“졸지에 채리느라고 잡술 것은 없사오나 이 술이 경사 술이오니 우리 한 잔씩 먹읍시다.”“주주객반이라 허였으니 장모가 먼저 들게”이 삼배씩 자신 후 어간 있는 춘향모라 자리보전허여 놓고 건넌방으로 건너갔것다. 도련님과 춘향은 월태화용 그림같이 마주 앉어 쌍긋쌍긋 웃어가며, 하룻밤을 지냈으니 허물도 적어지고 춘향모도 아는지라 ...

생신잔치 준비 (이튿날 평명후으) ~ 동헌풍경(본관사또주인이라) ~ 어사또의봉변(고인불러삼현치고) ~ 운봉이 안다(운봉이 무변으)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춘향아, 내가 너더러 할 말이 있다마는.”춘향모 이 말 듣더니, “자네 누구땜시 말 못 허는가? 나 있다고 말 못 허는가?”“향단아, 마나님 모시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거라.”“서방님, 마나님 허신 말씀 곡해 마시고 집으로 가사이다.”“그런 게 아니다. 나는 볼 일이 있어 같이 못 가니 내일 아침이나 잘 지어 놓아라.”춘향모와 향단이는 울며 ...

향단과 월매의 위로 (그 자리 버썩)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그 자리 버썩 주저 앉어,“아이구, 허망허여. 가네 가네 허시더니 이제는 참 가고 여영 갔네. 내 신세를 어찌헐꼬. 집으로 가자허니 우리 도련님 안고 눕고 노던 디와 오르내려 신 벗든 디 생각나서 어이보리. 죽자허니 노친이 계시고 사자허니 고생이라, 죽도사도 못허는 신세를 어찌허면 좋단 말이냐.”이리 앉어 울음 울 제, 향단이도 곁에 앉어 사...

자진 사랑가 1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나 그것 되기 싫소.”“어찌 그렇단 말이냐?”“살어서 밑으로 가는 것도 원통헌디 죽어서도 아래로만 가라 하시니 나 그것 재미없어 되기 싫소.”“그러면 네가 위로 가게 하여주마.”[중중모리]“내 사랑 너 죽어 될 것 있다. 너는 죽어서 돌매 웃짝 되고 나는 죽어 매 밑짝 되어 사람의 손이 얼른허면 천원지방의 두 짝으로 홰홰 돌려 갈거들랑 네가...

어사출두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고연 놈들이로고. 산 사람 앞에 음식을 놓고 ‘허 쉐’라니.”어사또 부채를 거꾸로 쥐고 운봉 옆구리를 콱 찌르며, “여보, 운봉 영장.” 운봉이 깜짝 놀래어, “허허, 이 냥반 왜 이러시오?”“저기 저 본관 상에 놓인 갈비 한 대 먹게 해주오.”운봉이 통인을 불러,“네 저 상의 갈비 갖다 이 어른께 올려라.”어사또 다시 부채꼭지로 운봉 옆구...

방자문안 (소인 방자놈 문안이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방자 깜짝 놀래어 돌아보니 편지가 눈물에 젖어 물걸레가 되었는지라. 방자 기가 막혀, “아니 저놈의 어른이 남의 편지를 물걸레로 만들어 놨네 그려. 아 이놈의 어른아! 그만 울고 남의 편지 물어내어.”“오냐 물어주마. 그리고 너 서울 가야 그 양반 안 계시다.”“계시고 안 계신 속을 당신이 어찌 아요?”“그 양반과 나는 동문 서학으로 매우 친...

이 도령의 상사병 (도련님 그 시부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도련님이 춘향을 잘 보더니 춘향의 집도 잘 보것다.“얘, 하고 사는 것도 한다는 사대부댁 같구나.”[자진모리]도련님 그 시부터 구경에도 뜻이 없고 글짓기도 생각 없어 무엇을 잃은 듯이 섭섭히 돌아와, 동헌에 잠깐 다녀 내아에 뵈온 후 책방으로 돌아와서 옷을 모두 벗어 걸고 침금에 비껴 누니, 몸은 광한루 앉은 듯 눈은 선연히 춘향을 대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