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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 하옥 김주리

춘향을 큰칼 씌워 장방청에 내쳐노니, 그 때여 춘향모친이 춘향이 매를 맞아 죽게 되었다는 소문을 듣고 실성발광으로 들어오는디, 춘향 모친이 들어온다. 춘향 모친이 들어온다, “춘향이가 죽다니, 춘향이가 죽었다네.” 장방청 들어가니 춘향이 기절허여 정신없이 누웠구나. 춘향 모친 기가 맥혀, 그 자리 엎드러지더니, “아가, 춘향아! 이 죽음이 웬일이냐?

춘향 사생결단 김주리

작년 오월 단오야으 소녀 집을 나와겨서, 도련님은 저기 앉고 춘향 저는 여기 앉어, 무엇이라 말하였소? 산해로 맹세허고 일월로 증인을 삼어, 상전이 벽해가 되고 벽해가 상전이 되도록 떠나 사지 말자 허였더니마는, 주 일년이 다 못 되어 이별 말이 웬 말이오? 공연한 사람을 상상가지에 올려놓고 밑에서 나무를 흔드네그리여.

춘향 통곡 김주리

춘향 모친은 건넌방으로 건너가고 춘향과 도련님이 단둘이 앉어, 통울음으로 울음을 우는디, 일절통곡 애원성은 단장곡을 섞어 운다. “아이고, 여보 도련님 참으로 가실라요. 나를 어쩌고 가실라요. 도련님은 올라가면, 명문귀족 재상가의 요조숙녀 정실 얻고, 소년 급제 입신양명 청운에 높이 앉어 주야 호강 지내실 제, 천리 남원 천첩이야 요만큼이나 생각허리.

춘향 탄식 김주리

이렇듯이 도련님은 서울로 떠나고, 춘향이 하릴없이 자기 방으로 들어 가는디,향단으게 붙들리어 자던 침방 들어올 제, 만사가 정황이 없고 촉목상심허는구나. “여보아라, 향단아! 발 걷고 문 닫쳐라. 춘몽이나 이루어서 알뜰헌 도련님을 몽중에나 다시 보자. 예로부터 이르기를, 꿈에 와 보이는 임은 신의 없다 일렀으되, 답답이 그릴진댄 꿈 아니면 어이 보리....

춘향 발악 김주리

사령들이 달려들어, “춘향 잡어 들였오!” 사또 보시고, “이리 올라 오래라.” 춘향이 상방에 올라가 아미를 단정히 숙이고 앉었을 적에, 사또 보시고 좋은 곡식 추듯 허는구나. “어여쁘다 어여뻐. 계집이 어여쁘면 침어낙안헌단 말은 과히 춘 줄 알았더니, 폐월수화허는 태도 오늘 너를 보았구나.

어사또와 춘향 재회 김주리

이향을 불러들여 본관의 탐람지욕 낱낱이 다짐받고, 수도안 상고 후에, “다른 죄인을 다 석방허고 춘향 하나만 불러들여라.” 허고 영을 내려노니, 사정이 옥쇠를 모도아 들고 덜렁거리고 나간다. 삼문 밖으 잠긴 옥문을 쨍그렁청 열떠리고, “춘향아, 나오너라! 나오너라! 수의사또 출도 후에 다른 죄인은 다 석방을 허고 너 하나만 올리란다.”

퇴령소리 김주리

춘향 집을 어서 가자.” 방자를 앞세우고 춘향 집을 건너갈 제, 협로진간 너른 길은 운간월색 희롱허고, 화간의 푸른 버들 경치도 장히 좋다. 춘향 집을 당도허니, 좌편은 청송이요, 우편은 녹죽이라.

춘향모 탄식 김주리

그 때여 춘향 모친은 아무 물색 모르고 초저녁잠 실컷 자고 일어나 보니, 건너 춘향 방에서 울음소리가 나거든, “아이고, 저것들 또 사랑싸움 허나 부다.” 울음 밑이 장차 길어지니 춘향 모친이 동정을 살피러 나와 보는디, 춘향 모친이 나온다. 춘향 모친이 나온다. 허던 일 밀쳐놓고, 상초머리, 행자초마 모양이 없이 나온다.

뒤풀이 김주리

그 때여 어사또는 동헌에서 일을 다 보시고, 춘향 집으로 들어가서 오륙 일간을 정담을 허였구나. 어사또 춘향다려 말씀하시되, “이 길은 봉명의 길이라. 너를 다려가기 사처에 부당허니, 내가 먼저 올라가 너를 올라오게 헐 것이니, 너는 너의 노모와 향단이 데리고 올라오도록 허여라.” 이렇듯 말을 허여 놓고.

춘향모 통곡 김주리

향단이 촛불을 들여 놓으니 춘향 모친이 촛불을 들고 사위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허허, 열녀 춘향 서방 꼴 좀 보소.” 들었던 촛불을 내던지더니, “잘 되었네. 잘되었네. 잘 되었네. 열녀 춘향 신세가 잘 되었네. 책방으 계실 때는 보고 보고 또 보아도 귀골로만 생겼기에, 믿고 믿고 믿었더니 믿었던 일이 모두 다 허사로구나.

초두 김주리

도련님이 부친따라 아니갈 수 없어 하릴없이 춘향 집으로 이별차 나가시는디, 점잖허신 도련님이 대로변으로 나가면서 울음 울 리 없지마는, 춘향과 이별헐 일을 생각허니 어안이 벙벙, 흉중이 답답허여, 하염없는 설움이 간장에서 솟아난다. 두고갈까? 다려갈까? 하 서러히 울어볼까.

행수기생과 군로사령 나감 김주리

대로변으로 나가면서 춘향 문전 당도허여 손뼉을 땅땅 뚜다리며, “정렬부인 애기씨, 수절부인 마누라야. 니 만헌 정렬이 뉘 없으며, 니 만헌 수절이 뉘 없으랴. 널로 하여금 육방이 송동, 각청 두목이 다 죽어난다. 들어가자, 나오너라!” 춘향이 기가맥혀, “아이고, 여보 행수 형님.

파루 김주리

근디 아까 시장헐 때는 아무 생각도 없더니 오장단속을 허고 나니 춘향 생각이 나네. 춘향이 어디 있는가?” “뭣이 어쩌? 춘향이 죽고 없네.” “아까 후원에 단 뭇고 살려 달라 빌던 것은 춘향이가 아니고 무엇인가?” 향단이 옆에 섰다, “서방님 파루나 치거든 가사이다.” “오라! 또 파루를 쳐야 되느냐? 거참 절차 많구나.”

산세타령 김주리

방자야, 오늘 퇴령 후에 춘향 집을 찾아갈 것이니 춘향집이 어디인지 좀 가르쳐다오.” 방자 좋아라고 손을 들어 춘향 집을 가리키는디, “저 건너 저 건너 춘향 집 보이난디, 양양은 향풍이요, 점점 찾어 들어가면 기화요초난 선경을 가리우고 나무 나무 앉은 새는 호사를 자랑헌다.

옥중 상봉 김주리

춘향 모친 이 거동을 보더니, “아이고, 저렇게 잘 되어온 걸 보고도 대번 미치고 환장허네그려.” “어머니, 웬 말씀이오? 잘 되어도 내 낭군, 못 되어도 나의 낭군. 고관대작 내사 싫고 만종록도 나는 싫소. 어머님이 정한 배필 좋고 글코 웬 말씀이오?” 어사또 이 모양을 보더니 옥문 틈으로 손을 넣어 춘향 손길 부여잡고, “이애, 춘향아, 내 여 왔다.

옥중가 김주리

울며불며 홀연히 잠이 들어, 장주가 호접 되고 호접이 장주 되어 편편히 날아가니 반반혈루 죽림 속에 두견이 오락가락, 귀신은 좌림허고, 적적한 높은 집에 은은히 보이난디, 황금대자로 새겼으되, ‘만고열녀 황릉묘’라 동두렷이 걸렸거날, 이 몸이 황홀허여 문전의 배회헐 제, 녹의 입은 두 여동이 문 열고 나오며, 춘향 전 예하며 여짜오되, “낭랑께서 부르시니 나를

박석치 김주리

황혼이 승시허여 춘향 집을 당도허니, 몸채는 꾀를 벗고 행랑은 찌그러졌구나 대문에 입춘대길 충효문이라 내 손으로 붙였더니 가운데 ‘중’ 자는 바람에 떨어지고 마음 ‘심’ 자만 뚜렷이 남었구나.

어사또와 춘향모 만남 김주리

춘향 모친 이 말을 듣더니, 형세가 이리 되니 걸인들까지도 조롱을 허는가 싶어 홧김에 걸인을 쫓으러 한번 나가 보는디, “허허, 저 걸인아. 물색 모르는 저 걸인. 알심 없는 저 걸인. 남원 부중에 성내성외 나의 소문을 못 들었나? 내 신수 불길하여 무남독녀 딸 하나 금옥같이 길러 내어 옥중에 넣어 두고 명재경각 되였는디, 무슨 정에 동냥?

금타령 김주리

방자, 분부 듣고 춘향 부르러 건너간다.

담장 안 이별 김주리

도련님이 금낭 속에서 추월같은 대모색경 춘향 주며 하는 말이, “이 애, 춘향아. 거울 받어라. 장부의 맑은 마음, 거울 빛과 같은지라. 날 본 듯이 내어 보아라.” 춘향이 그 거울 간수허고, 저 쩟던 옥지환을 바드드드득 빼어 내어 도련님 전 올리면서, “옛소, 도련님, 지환 받으오.

내행차 떠남 김주리

다랑다랑 다랑다랑 춘향 문전 당도허여, “어허, 도련님 큰일났소! 내행차 떠나시며 도련님 찾삽기로, 먼저 떠나셨다 아뢰옵고 왔사오니 어서 가옵시다. 이별이라 허는 게, 너 잘 있거라 나 잘 간다, 분명 이게 이별이지, 웬 놈의 이별을 이리 뼈가 녹도록 헌단 말이오? 어서 가옵시다.” 말은 가자고 네 굽을 치는디, 임은 꼭 붙들고 아니 놓네.

어사또와 방자 만남 김주리

어사또 들으시고 깜짝 놀래 춘향 일이 급했다 생각허시고 농부들과 작별하고 한 모롱이를 돌아드니, 그때여 춘향이는 옥방에 홀로 누워 혈로 편지 써서 지자시켜 보내는구나 이팔청춘 총각 아이가 시절가 부르며 올라온다. “어이 가리너, 어이를 갈거나. 한양 성중을 어이 가리. 오날은 가다가 어디 가 자며, 내일은 가다가 어디가서 잠을 잘거나.

천자뒤풀이 김주리

도련님이 책실로 돌아와 글을 읽는디, 혼은 벌써 춘향 집으로 건너 가고 등신만 남어 노루글로 뛰어 읽는디. “맹자견양혜왕하신디, 왕왈, 수불원천리이래하시니 역장유이리오국호이까?” “아서라 이 글도 못 읽것다. 대학을 들여라.” “대학지도는 재명명덕하며 재친민허며 재지어지선이라. 남창은 고군이요, 홍도난 신부로다.

십장가 김주리

이놈도 잡고 느끈능청, 저놈도 잡고 느끈거려, 그 중에 등심 좋은 놈 골라쥐고, 사또 보는 데는 엄명이 지엄하니 갓을 숙이어 대상을 가리고 춘향 다려 속말을 헌다. “이애, 춘향아. 한두 대만 견디어라. 내 솜씨로 넘겨치마. 꼼짝 꼼짝 말아라. 뼈 부러지리라.” “매우 치라!” “예이!” “딱!”

방치레 김주리

술상을 들여 놓으니, 춘향 모친 술 한 잔 부어들고, “도련님, 박주허나마 약주나 한 잔 드시지요.” 그제야 도련님의 말 궁기가 열리난디, “이보게, 오늘 저녁 찾아 온 뜻은 술을 먹으러 온 것이 아니라, 오늘 일기 화창하야 광한루 구경 갔다가, 춘향이 노는 거동을 보고 인연이 중매되어 나왔으니, 춘향과 날과 백년가약을 맺어줌이 어떠한가?”

신연맞이 김주리

여러 고을 두루다녀 호색하기 짝이 없어, 남원의 춘향 소식 높이 듣고 밀양 서흥 마다 허고 간신히 서둘러 남원부사를 허였구나. 하루난 신연 하인 대령허여 출행날을 급히 받아 도임차 내려오는디, 신연 절차가 꼭 이렇겄다. 신연 맞어 내려온다. 별련 맵시 장히 좋다. 모란 새김에 완자창 네 활개 쩍 벌려, 일등 마부, 유량달마 덩덩그렇게 실었다.

사랑가 김주리

향단이 불러 자리보전 시키고 춘향 모친은 건넌방으로 건너갔구나. 도련님과 춘향이가 단둘이 앉었으니 그 일이 어찌 될 일이냐! 그 날 밤 정담이야 말로 언불진혜요, 서불진혜로다.

김주리 기억하나요

미안해 말아요 바보같은 내게 하지만 눈물은 멈추질 않네요 눈감는 날까지 그대를 못잊죠 모든게 꿈이기를 간절히 기도해 돌아와요 내게 나 기다릴테니 아직도 내 귓가엔 그대 소리 들리죠 기억하나요 우리 함께 한 아련한 추억 저하늘도 울겠죠 나와 같이 슬픈거죠 벼랑끝에 서있는 초라한 내가 싫어요 하나뿐인 그대 내게 와줘요 나 홀로 남겨진 텅빈 방 안에는...

춘향 유머

우리들에겐 바쁘디 바쁜 시계가 있죠 조금이라도 오래 기다린 사람 바보로 계산하는 시계 춘향 우리의 사랑들이 모두 얇아지고 있어요 춘향 당신의 깊은 사랑 그 기다림 우리의 연인들에게 가르쳐줘요 우리들에겐 편하디 편한 전화가 있죠 밤새 쓴 편지 한통걸어 이젠 안녕 사랑이 쉬어지는 전화 춘향 우리의 사랑들이 모두 플라스틱 같아요 춘향 도자기

그 사람이 아프면 나도 아픕니다 김주리

제 친구들이 참 슬퍼 보인대요 오늘 왜 그렇게 우울한 얼굴이냐고 묻네요 잘 웃던 사람인데 요즘들어 그늘진 모습들이 자꾸만 내 눈에 보이네요 이상하게도 나는 그 사람이 힘들때면 같은 표정 짓게 되나봐요 이제는 제발 아파마요 울지도마요 내가 더 힘들어져요 이 마음들을 나 어떻게 전할까요 나의 사랑을... 나도 모르게 찾고 그사람을 지나보내고 잠깐 말...

기억하나요 김주리

미안해 말아요 바보같은 내게 하지만 눈물은 멈추질 않네요 눈감는 날까지 그대를 못잊죠 모든게 꿈이기를 간절히 기도해 돌아와요 내게 나 기다릴테니 아직도 내 귓가엔 그대 소리 들리죠 기억하나요 우리 함께 한 아련한 추억 저하늘도 울겠죠 나와 같이 슬픈거죠 벼랑끝에 서있는 초라한 내가 싫어요 하나뿐인 그대 내게 와줘요 나 홀로 남겨진 텅빈 방 안에는...

동상이몽 (同床異夢) 김주리

오늘도 우린 이렇게 앉아 서로의 눈을 바라보면서 다른 마음을 말하고 있네요 너무도 다른 마음을 날보며 미소 짓는 그대의 모습 그 미소가 내 맘을 아프게 하죠 난 그렇게 웃어 줄수 없는데 눈물만 흐르는데,,, 내 마음은 그대 같지 않죠 그대 처럼 큰 사랑 줄 수 없죠 그대의 모든걸 사랑하기엔 내가 너무 모자라 너무 작기만해 그대에게는 미안해요 내가...

그사람이 아프면 나도 아픕니다 김주리

김주리 - 그 사람이 아프면 나도 아픕니다 요즘 친구들이 참 슬퍼 보인대요 오늘 왜 그렇게 우울한 얼굴이냐고 묻네요 잘 웃던 사람인데 요즘들어 그늘진 모습들이 자꾸만 내 눈에 보이네요 이상하게도 나는 그 사람이 힘들때면 같은 표정 짓게 되나봐요 이제는 제발 아파마요 울지도마요 내가 더 힘들어져요 이 마음들을 나 어떻게 전할까요 나의 사랑을

한계령 김주리

종일 서북주릉을 헤매이다 안개구름에 길 잃고 흠씬 젖어 천지창조 전의 혼돈, 혼돈 중에 헤매이나 삼만 육 천 오 백날 딛고 푸른 별을 돋을까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발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

소리쳐봐 김주리

소리쳐봐 말해봐 내 곁에 사비 두비 두비 다바 두비 두바 I just want you to break me down 떠벌여 떠들어봐 맘을 닫지 말아봐 세상을 바라봐 삶이 굽이굽이 전부 다르지만 I just want you to break me a down 이제 너도 나를 바라보라고 살아가는 길을 되짚어 써봐 아픔이 수많은 밤마다 있었니 키워갈 행복 ...

동상이몽(同床異夢) 김주리

오늘도 우린 이렇게 앉아 서로의 눈을 바라보면서 다른 마음을 말하고 있네요 너무도 다른 맘을 날보며 미소짓는 그대 모습 그 미소가 내 맘을 아프게 하죠 난 그렇게 웃어줄 수 없는데 눈물만 흐르는데 후렴1.) 내 마음은 그대 같지 않죠 그대처럼 큰 사랑 줄 수 없죠 그대의 모든 걸 사랑하기엔 내가 너무 모자라 너무 작기만해 그대에게는 미안해요 내가 그...

초앞 김주리

전라좌도 남원부는 옛날 대방국이었다. 동으로 지리산 서로 적성강, 남북강성하고 북통운암하니 곳곳이 금수강산이요, 번화승지로구나. 산 지형이 이러허니 남녀간 일색도 나려니와 만고충신 관왕묘를 모셨으니 당당한 충렬이 아니 날 수 있겠느냐. 숙종대왕 즉위 초에 사또 자제 도령 한 분이 계시되, 연광은 십육 세요, 이목이 청수허고 거지 현량허니 진세간 기남자...

적성가 김주리

도련님이 광한루에 당도허여 사면 경치를 바라보실 적에,“적성의 아침날으 늦인 안개 띠여 있고, 녹수의 저문 봄은 화류동풍 둘렀난디, 요헌기구하최외난 임고대를 일러있고 자각단루분조요난 광한루를 이름이로구나. 광한루도 좋거니와 오작교가 더욱 좋다. 오작교가 분명허면 견우 직녀 없을쏘냐. 견우성은 내가 되려니와 직녀성은 뉘랴서 될꼬? 오날 이곳 화림중에 삼...

추천가 김주리

“좋다. 좋다. 과연 호남의 제일누라 허겄구나. 이애, 방자야, 오늘 같이 좋은 날 술이 없어 쓰겠느냐? 술 한 상 가져오너라.” 방자 술상을 드려노니 도련님이 좋아라고, “이애, 방자야 오날 술은 상하동락하여 연치 찾아 먹을 테니 너희 둘 중에 누가 나이를 더 먹었느냐?” “도련님 말씀이 그러하옵시면 아마도 저 후배사령이 낫살이나 더 한듯 하옵니다....

네 그른 내력 김주리

향단이 썩 나서며, “하마터면 우리 아씨 낙상할 뻔 허였다!” 방자 허허 웃고 “사서삼경 다 읽어도 쫄쫄이 문자 처음 듣고, 인제 열대여섯 살 먹은 처녀가 뭣이 어쩌? 낙태했다네!” 춘향이 그네 아래 내려서며, “그 애가 낙상이라 허였지 언제 낙태라 하더냐?” “예, 그 말은 잠시 농담이고 노모시하 잘 계시며 향단이 너도 밥 잘 먹고 잠 잘 잤더냐? ...

기생점고 김주리

좌기 허신 후에, 삼행수 문안 받고, 행수군관 입례 받고, 육방 하인 현신 후에, 도임상 물리치고, 자고 자고 나니 제 삼일이 되였구나. 호장이 기생 점고를 허랴 허고, 영창 앞에 기안을 펼쳐 들고 차례로 부르는디,“오던 날 기창전의 연연옥골 설행이!” 설행이가 들어온다. 설행이라 허는 기생은 걸음을 걸어도 장단을 맞추어 아장아장 들어오더니, “예, ...

갈까부다 김주리

그 때여 춘향이는 사령이 오는지 군로가 오는지 아무런 줄 모르고, 울음을 우는디,“갈까부다, 갈까부다. 임 따라서 갈까부다. 바람도 수여 넘고, 구름도 수여 넘는, 수지니, 날지니, 해동청, 보라매 다 수여 넘는 동설령 고개라도 임 따러 갈까부다. 하날의 직녀성은 은하수가 막혔어도 일년일도 보련마는, 우리 님 계신 곳은 무슨 물이 막혔간디 이다지도 못...

돈타령 김주리

이렇듯 울고 있는디, 향단이가 들어서며, “아이고 아씨, 큰일났소! 장방청 사령들이 동동이 늘어서서 오느냐 가느냐 야단났소.” 춘향이 그제서야 깜짝 놀래 나오는디. “아차, 아차, 아차, 내 잊었네. 오늘이 제 삼일점고라더니 무슨 야단이 났나부다. 내가 전일에 장방청 번수에게 인심을 많이 잃었더니 혼초리나 받으리다.” 제자다리 걸었던 유문지유사로 머리...

사령 뒤 따라감 김주리

이리허여 춘향이 하릴없이 사령 뒤를 따러가는디, 사령 뒤를 따라간다. 울며 불며 건너갈 제, “아이고, 아이고 내 신세야! 어떤 사람 팔자 좋아 삼태육경 좋은 집에 부귀영화로 잘 사는디 내 신세는 어이허여 이 지경이 웬일이여? 국곡투식허였느냐? 부모 불효를 허였는가? 형제 있어 불목을 허였느냐? 살인 강도 아니여든 이 지경이 웬일이여?” 종루를 당도허...

쑥대머리 김주리

춘향형상 가련허다. 쑥대머리 귀신 형용, 적막옥방의 찬 자리에 생각난 것이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을 보고지고. 서방님과 정별후로 일장서를 내가 못 봤으니, 부모 봉양 글공부으 겨를이 없어 이러는가? 연이신혼 금슬우지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항아 추월같이 번뜻이 솟아서 비치고저. 막왕막래 막혔으니 앵무서를 내가 어이 보...

과거급제 김주리

춘향이는 이렇듯이 옥중에서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는디,그 때여 도련님은 서울로 올라가 글공부 힘을 쓸 제, 춘추, 사략, 통사기, 사서삼경, 백가어를 주야로 읽고 쓰니, 동중서 문견이요, 백낙천 계수로다. 금수강산을 흉중에 품어두고 풍운월로를 붓끝으로 희롱헐 제, 국가 태평허여 경과 보실 적에, 이도령 거동보소 장중에 들어가니 백설백목 채일장막 구름...

농부가 김주리

어사또가 한 모롱을 돌아드니, 이 때는 어느 땐고 허니 오뉴월 농번시절이라. 각 댁 머슴들이 맥반 맥주를 배불리 먹고 상사소리를 맞어 가며 모를 심는디, “두리둥둥 두리둥둥 께갱매 깽매 깽매 어럴럴럴 상사뒤여. 여여 여여루 상사뒤여.” “전라도라 허는 디는 신산이 비친 곳이라. 저 농부들도 상사소리를 매기는디 각기 저정거리고 더부렁거리네.” “여여 여...

본관의 생일 잔치 김주리

이튿날 평명 후에 본관의 생신잔치 동헌에 채리는디, 매우 대단허구나. 주란화각은 벽공에 솟았난디 구름같은 채일 장막 사면에 둘러치고, 울릉도 왕골세석, 쌍봉수복, 각색 완자, 홍수지로 곱게 꾸며 십간대청 맞게 피고 호피 방석, 화문 보료, 홍단, 백단, 각색 방석 드문 드문 드문 드문 놓였으며, 물색 좋은 청사 휘장 사면에 둘러치고, 홍사등롱 청사초롱...

암행어사 출도 김주리

사령들이 달려들어 옆 밀거니, 등 밀거니, “어라 어라, 가난한 양반 옷 찢어진다. 나도 들어갈 양반이다.” 운봉이 보니 의복은 남루허나 행색이 다른지라, “네, 운봉 하인 게 있느냐. 저 양반 이리 모셔라.” “안다, 안다, 운봉이 나를 아는구나.”어사또가 자리를 얻어 앉더니마는, “어허, 하마트면 내가 먼저 당할 뻔 했구나. 자 좌중에 인사나 허옵...

사철가 김주리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하더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하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한들 쓸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갈려거든 가거라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승화시라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삭풍 요란해도 제 절개를 굽히지 않는 황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