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비가 오던날

박학기


무거운 하늘이 그림자를 늘인 거리에 어느새

이렇게 찬비가 내려오는데 나의 마음속에

지워졌다고 믿었던 그녀의 모습이 커다랗게

다가오네

(아- 아- 찬비가 오던 날 나는 돌아 섰었네

찬비가 오던 날 아무렇지 않은듯이 찬비가 오던 날

그녀를 떠났었네)

그날도 이렇게 찬비가 내리던 거리에 그녀의

하얀색 옷은 비에 젖어만가고 이제와 생각해보면

무척이나 아름다워 하지만 그땐 이것이 사랑인줄

몰랐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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