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로 2 (Homage To My Youth)

Crane

폭풍 같은 하루가 지나고
여름밤만의 아늑함이야
여기는 푸르고
그리고 적막함이 되었고
생각을 하고 쓰고 지치고
한껏 드리워진
정적 속에서 말 없을 뿐
그간의 나에 대한 회의와
이런 방식으로 커져온 나의 몸
부풀대로 부풀어
아무리 웅크려도
나는 절대로 숨지 못했다
나이가 든 나는 비로소 나이다
원했건 그렇지 않았건
이제야 있어야 했던 곳에 있어
밖은 밝지만 나는 잠이 그리워
잠깐 방에 들어가
문을 안에서 잠근 뒤
내 몸을 쉬게 하려 몸을 누이고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어
빙그르 돌고 있는 머리와
어떻게든 계속되고 있는 일들에
내 몸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금세 땀범벅이 되어
눈을 뜨고 어른의 표정을 하고
언젠가는 뒤돌아 볼 날이
기어코 오고 말테지만
평범함 그 속에서
평범한 나를 보고 웃겠지만
그건 비웃음이 아닌
경의의 표시일테지
지금의 떨림이 없었다면
그때의 내가
가능할리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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