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안개비 내리는
정류장 앞에 서서
흐릿해진 내 기억을
더듬어 본다
찾을 수 없는 너는
어디에 있는지
널 불러 봐도 대답이 없어
버스에 올라 창가에
비친 내 얼굴 너머
희미하게 보이는
지난 우리의 기억에
호수길이 있어
너와 걷던 그 곳 이젠
내게 낯설어진
그 길을 지나친다
저 호수길 위에서 우린
같은 곳 바라봤지만
어두운 호수길 그 끝은
어디로 이어지는 건지
우린 알지 못해 이젠
우린 알 수가 없어
너와 난 여기 없으니까
저 호수길 위에서 우린
같은 곳 바라봤지만
어두운 호수길 그 끝은
어디로 이어지는 건지
우린 알지 못해 이젠
우린 알 수가 없어
너와 나 멀리 흩어진 시간에
우리란 기억을 잃고
무뎌져 간다 나
지워져 간다 너
저 호수길 위에서
부서져 내리는 우리
그렇게 넌 잊혀져 간다
널 잊는다
널 잊는다 널